넥슨 자회사 엔도어즈가 개발한 멀티플랫폼(PC+모바일 연동)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삼국지를 품다’가 지난달 25일 론칭했습니다. 이 게임은 3년여의 개발기간에 100억 이상이 투입된 넥슨의 야심작입니다.
‘삼국지를 품다’는 모바일과 PC플랫폼이 100% 연동됩니다. 밖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가정에서는 PC웹게임으로 서버에 저장된 순간부터 게임을 이어서 할 수 있습니다. 여타 게임사가 도전하지 않는 영역을 개척한 것은 상당히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이 부분을 들어 넥슨은 ‘하이브리드 게임’이라는 명칭으로 신(新)장르를 개척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현재 ‘삼국지를 품다’는 모바일을 활용하는 이용자층이 전체 80%에 달하는 등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성공적인 이용 패턴을 보이고 있는데요. 김태곤 엔도어즈 총괄PD는 “플랫폼의 제약 없이 가장 완성도 높은 게임을 쉽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계속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이는데요. ‘삼국지를 품다’가 게임이 가진 의미에 비해 초반 시장 반응이 의외로 잠잠하다는 것입니다. 외부로 드러날만한 수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인데 전체 20~30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동안 기대작으로 꼽혀온 것을 감안하면 조용한 편입니다.
넥슨은 ‘삼국지를 품다’를 4개의 서버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서버 당 수용인원은 회사마다 다르고 넥슨 측도 밝히지 않아 어느 정도의 반응인지는 추측만 가능한데요. 웹게임을 직접 운영하는 한 업체는 4개 서버의 운용을 들어 “웹게임으로 따지자면 ‘삼국지를 품다’의 초반 반응은 준수한 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삼국지를 품다’를 모바일 플랫폼 측면에서 본다면 외부로 나타나는 반응은 잠잠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용자의 대다수인 80%가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고 실제 즐긴다고 봐야 하지만 실제 인기는 구글 플레이 순위에 잡히지를 않네요.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삼국지를 품다’의 콘텐츠 완성도에 대해서 호평이 많은데요. 다만 게임 내 유료 아이템인 용옥 등을 두고 불만이 감지됩니다.
몇 개를 꼽자면 ‘강화 때문에 용옥 300개로는 택도 없다’, ‘못해도 100개 이상은 깨진다’, ‘용옥이 (게임 내) 화폐다’ 등의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유료 아이템을 많이 가진 사람이 플레이 시 유리한 것은 당연한데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죠.
이 같은 반응은 보통의 웹게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넘어온 웹게임의 경우 단시간 내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대형 업체부터 중소 업체까지 가리지 않고 웹게임을 자주 론칭하는 이유인데요.
웹게임에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으면 여타 이용자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상황이 ‘삼국지를 품다’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가볍게 즐기는 모바일게임을 생각한다면 ‘삼국지를 품다’를 계속 즐기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삼국지를 품다’는 PC웹게임에 가까운 특성을 보입니다.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부분은 PC웹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확장 측면에서 봐야 하는데요. 론칭 초반이라 넥슨이 어떤 정책을 이어갈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웹게임에 매몰돼 최초의 멀티플랫폼 MMORPG라 할 수 있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인기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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