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개인화(personalization) 서비스란 이용자가 원하는 것만을 맞춤식으로 제공해주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컴퓨터가 읽을 수 있어야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다.
개인화 서비스는 많은 IT업체들의 최종 목표 중 하나다.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콕 집어 제공할 수 있다면, 성공은 떼논 당상이나 다름없다.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는 웹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 있는 뉴스만 받아보고, 필요한 쇼핑 정보만 얻을 수 있다면 인터넷의 편리함은 더욱 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화 서비스는 쉽지 않은 영역이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신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정보기술이 태어난 이후 수 많은 업체들이 개인화 서비스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아직 개인화 서비스를 완벽하게 제공하는 회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면에서 신생 벤처에 불과한 프로그램스(frograms.com 대표 박태훈)가 개인화 서비스에 도전하는 것은 다소 모험에 가깝다. 프로그램스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주는 서비스인 ‘왓챠(watcha.net))’를 운영 중이다. 왓챠는 프로그램스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회원 개인의 취향을 분석한 뒤 그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 준다.
왓챠는 알고리즘을 토대로 영화를 추천해 주기 위한 기초 자료로, 영화에 대한 사용자들의 별점 평가를 수집하고 있는데 최근 별점이 120만건을 넘어섰다. 이는 포털 다음의 별점 개수와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왓차의 알고리즘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영화와 영화 사이의 유사도를 분석하는 알고리즘과 이용자가 어떤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판단하는 알고리즘이다.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좋아할만한 영화를 추천한다.
프로그램스 박대훈 대표는 “네이버에 영화라고 치면 첫 번째 자동 검색 완성어가 영화 추천일 정도로 영화 추천에 대한 요구는 크다”면서 “사람의 취향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인 동시에 비즈니스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사실 왓챠는 프로그램스가 도전한 첫 개인화 서비스는 아니다. 프로그램스는 지난 2010년 쿠폰잇수다라는 메타 소셔셜커머스 서비스를 오픈했다. 소셜커머스의 무수히 많은 딜(Deal) 중에서 사용자들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딜을 추천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쿠폰잇수다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박 대표는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외부 개발 용역으로 수지타산을 맞춰가면서 영화추천이라는 새로운 기획을 추진해 나갔고, 왓챠가 탄생했다. 박 대표는 “아직 추천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트위터 등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조금만 더 보완하면 좀더 정확한 추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왓챠는 알고리즘의 특성상 더 많은 사용자들이 별점을 주게 되면 점점 더 정확한 추천이 가능해지는 구조”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그램스는 케이큐브벤처스의 1호 투지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한게임과 카카오톡 신화를 이끈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한 초기투자 전문 벤처캐피탈이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지난 6월 프로그램스에 8억원을 투자했다.
케이큐브벤처스 측은 “단 시간내에 120만 개의 별점을 확보한 것은 사람들이 획일화된 포털 영화 정보에 많이 지쳐 있다는 증거”라며 “프로그램스는 추천 알고리즘을 더욱 발전시켜 앞으로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도서 등 문화 콘텐츠 전반에 대해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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