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이 출시 4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008년 9월 2일 처음 세상에 선보인 구글 크롬 지난 4년 동안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으며, 웹브라우저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더 나은 웹을 만들겠다”며 구글이 크롬을 내놓은 이후 4년 동안 웹 세상에는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이 깨졌다는 점입니다. 아일랜드의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은 33.59%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MS의 인터넷익스프로러(IE)는 32.85%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5월 구글 크롬의 점유율이 IE를 앞선 이후 3개월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구글 크롬이 출시되기 직전인 2008년 8월 IE의 점유율은 68.91%였습니다. 2위는 파이어폭스로의 26.08%로, 1~2위 격차가 매우 큰 상태였습니다.
구글 크롬의 등장은 단순히 시장 점유율의 변화만을 이끈 것은 아닙니다. 구글 크롬이 등장한 이후에야 비로소 웹브라우저 시장에 혁신 경쟁이 재점화됐습니다. 구글 크롬은 웹브랑우저 시장의 혁신 유발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구글 크롬은 MS의 태도 변화를 야기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995년 8월 IE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당시는 인터넷이 성장하기 시작한 때로, MS는 인터넷의 중요성을 깨달아 웹브라우저 시장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습니다. 매년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출시하며 기능을 강화해 갈 뿐 아니라, 또 윈도98에 IE를 기본 탑재하는 등 IE 점유율 확대에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그 결과 MS는 넷스케이프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웹브라우저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했습니다.
문제는 이 때부터 벌어졌습니다. 2001년 8월 IE6를 선보인 이후 MS는 웹브라우저에 대한 혁신을 게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완벽한 독점을 이룬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웹브라우저에 투자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1995년부터 거의 매년 IE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던 MS는 IE6가 출시된 이후 2006년 상반기까지 새로운 버전의 IE를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MS는 시장의 확고부동한 1위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MS도 달라졌습니다. IE6 출시 이후 5년 동안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하지 않았던 MS이지만, 2009년 구글 크롬이 등장한 이후에는 매년 새 버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구글 때문에 혁신을 게을리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최근 3년 동안 IE는 급격한 발전을 거듭했고, MS는 올초 IE10을 선보이고도 했습니다.
또 구글 크롬은 또 웹브라우저의 본질이 무엇인지 보여줬습니다. 구글 크롬은 빠른 속도, 심플한 디자인, 보안에만 초점을 뒀습니다. 웹브라우저는 빠르고 안전하게 웹을 보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입니다.
구글 크롬으로 인해 과거의 IE는 느리고 보안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구글 크롬이 등장한 이후, MS도 빠르고 안전한 브라우저를 개발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우리는 구글 크롬을 통해 독점은 시장경제의 적이며, 혁신의 방해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습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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