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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①] 위기의 통신업계…탈출구는 없나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란 내외부의 평가가 무색하듯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4세대 이동통신으로 진화하고 있다. 서비스 시작 1년도 채 되지 않아 LTE 가입자가 600만명을 돌파하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네트워크 진화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의 빠른 진화와는 별개로 통신사들의 수익성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자간의 네트워크 고도화 경쟁으로 투자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가입자당 매출은 요지부동이다.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고가의 단말기 보조금 지원에 가입자 포화상태 시장에서 경쟁은 계속 심화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매출 및 수익성 향상을 기대했던 스마트폰은 오히려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등 모바일인스턴트메신저(MIM) 서비스의 등장으로 이미 문자 매출의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통사들은 음성마저 문자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긴급진단을 통해 통신업계가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m-VoIP 등 망중립성 이슈를 네트워크 고도화와 소비자편익 측면에서 집중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황금알 낳는 거위?…이동통신 업계 호시절 끝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0년전만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던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외형적인 성장은 이어가고 있지만 경쟁심화에 단말기 가격 상승으로 호시절은 마감되고 있다.

주가는 상승기미는 커녕 계속해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고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도 좀처럼 쉽지 않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스마트폰은 경쟁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뀌며 오히려 위기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일제히 감소를 기록했다. SKT는 6.3%, KT는 4.5%, LG유플러스는 56.4%가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통신요금 부담은 늘어났다고 하는데 서비스 사업자들의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 "아 옛날이여"=ICT 업계의 호시절이었던 2000년대 초반, 통신서비스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됐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월드컵 4강으로 온국민이 들썩거렸던 2002년 SKT의 영업이익은 2조6730억원이었다. 전년대비 21% 증가라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2조1350억원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트래픽 폭주로 인한 투자비 증가, 가입자 포화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에 '카카오톡', '보이스톡' 등 이통사의 핵심 사업을 잠식해가고 있는 서비스들로 이통사들은 기회보다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또한 가계통신비는 늘고, 소비자들 역시 통신비 부담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통사들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오히려 감소세다. KT는 올해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ARPU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역시 과도한 요금할인의 결과다.

이렇다 보니 기업의 가치를 보여주는 주가는 형편없다. KT는 KTF를 합병하며 성장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주가는 5만원 수준에서 3만원 가량으로 떨어졌다. SK텔레콤 역시 같은 기간 20만원대에서 지금은 12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믿었던 스마트폰이 발목?=지난해 이통3사는 스마트폰 가입자의 폭발적인 성장과 4세대 이동통신 LTE 론칭으로 실적향상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 실적 턴어라운드는 없었다.

어긋난 결과에 대한 원인은 몇가지가 있다. 일단 단말기 사양이 올라가면서 가격도 껑충 뛰었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단말기를 유통하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은 늘어날 수 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모자라 요금할인 이라는 구조로 할인이 이뤄졌다.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네트워크 진화는 인터넷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정작 통신사들의 과실은 적었다. 오히려 트래픽 급증으로 인해 투자비는 늘어났고, 다양한 네트워크의 운영으로 인한 부담도 커졌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가장 큰 위협요인은 음성, 문자 등 통신사들의 핵심 비즈니스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러다가 단순 네트워크 전달자로 주저앉는것 아니냐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보이스톡' 논쟁에서 보듯, 이통사들은 자신들의 핵심 비즈니스를 수많은 인터넷 업체들에게 내줄 위기에 처해있다.

◆신성장동력 찾아라… 아직은=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신사들은 일제히 "탈통신"을 외치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네트워크와 연계한 새로운 먹거리부터, 전혀 새로운 분야로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을 출범시켰고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KT도 클라우드를 비롯해 BC카드, 금호렌터카 인수를 단행했다. 부동산 자회사를 만들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기존 주력사업의 감소분을 메꾸지 못하는 것은 물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10년전 황금알을 낳던 거위는 사라졌다. 이통사업자들은 단순한 네트워크 전달자 '덤 파이프(Dumb Pipe)'로 남을지 네트워크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지속성장할지 갈림길에 서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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