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민간 자율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됩니다.
지난해 개정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에 따르면 ‘등급위원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력 및 시설 등을 갖춘 법인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하는 등급분류기관에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위탁할 수 있음’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업무 일부인 전체·12세·15세 이용가 게임물(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과 아케이드 게임물 제외)에 대한 등급분류를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맡게 됩니다. 지금의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사후 관리 중심의 게임물관리위원회로 개편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 업계나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는 부분은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어디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취임 100일째를 맞은 백화종 게임위 위원장<사진>은 지난 31일 열린 제4차 기자간담회에서 “등급분류 업무의 민간 위탁을 위해 착실하게 노하우를 전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면서 “요새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어디가 될 것이라는 얘기는 없나”며 궁금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게임심의 민간 위탁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에서 등급분류기관 지정신청 고시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아직 고시 일정이 감감무소식인데요. 제도 시행 이전인 이달 중에는 고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게임물 민간심의가 제도 시행과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게임위와 민간 자율등급분류기관 간 협의검토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등급분류 시스템 구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겠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민간 기관과 전산 시스템이 연동돼야 부분도 있습니다. 혹자가 이러한 일련의 작업이 짧은 시일 내에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문화부나 게임위도 선뜻 대답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문화부 고시가 이뤄지면 민간 업체나 협단체에서 신청이 들어오겠지요. 지정평가가 이뤄지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게임위와 등급분류업무 수탁계약 이전에 업무협의가 진행됩니다.
협의 과정의 최대 현안을 꼽는다면 심의 수수료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수수료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하게 돼 있습니다. 현행 게임위 심의 수수료보다 비싸진다면 여타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테고 수수료를 낮추면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어떻게 재정을 충당할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종합해본다면 민간 등급분류는 제도 시행만 앞뒀지 논의와 검토를 병행하면서 풀어가야 할 난제가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민간 등급분류기관 유력 후보로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있습니다. 이에 협회 측은 “심의 시스템 검토 중”이라며 “고시나 관련한 세부사항이 나오면 인원을 뽑을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협회가 민간 심의를 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되는데요. 그러나 예산 확보 여부에서 있어 민간 심의가 가능할 것이냐의 의문이 남습니다. 이 때문에 협회 대신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게임문화재단이 민간 등급분류기관 물망에 오르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게임 관련 협단체가 민간 등급분류기관에 나설 수도 있고 여타 단체가 기관을 희망할 수 있습니다. 몇 개의 민간 등급분류기관을 둘 것인지 등의 지정요건에 대한 세부사항 등은 확정된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기독교 단체나 학부모 관련 단체가 민간 등급분류기관 지정을 신청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행 게임위 심의 수수료 수준으로 민간 등급분류기관의 운영이 이뤄질 경우 자금력을 갖춘 외부 단체가 지정신청에 나선다면 이 부분에서 약점을 가진 게임 관련 협단체는 지정요건 적합평가 등에서 밀릴 수도 있겠지요.
이러한 시나리오는 게임업계가 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직도 게임 콘텐츠를 유해물로 보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합니다. 보다 엄격한(?) 게임물 등급분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올해 하반기는 민간 등급분류기관 지정과 관련해 게임업계는 물론 일반 사회의 시선까지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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