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새, ‘앵그리버드 스페이스’가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강타했습니다. 출시 3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수를 기록하는 등 흥행 속도가 전편을 뛰어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요. 게임 자체의 참신함에도 호평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그리버드’가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가별로 ‘앵그리버드’의 흥행 정도를 따지면 어떨까요. 이때는 흥행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 비교합니다.
◆앵그리버드, 미국서 인기 돌풍…일본 반응은 미지근
미국 현지 시장에서 ‘앵그리버드’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출시 직후 미국 애플 앱스토어 유료게임 1위, 최고매출 1위에 올라가더니 순위가 요지부동이네요.
국내 시장에서도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는 출시 직후 유료게임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최고매출 부문은 화제작 ‘룰더스카이’에 밀려 2위로 첫 진입하더니 이후 하락세를 그리네요. 30일 기준 9위입니다.
중국은 국내와 상황이 비슷한데요. 유료게임 부문 1위, 최고매출은 5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여타 시장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요. 유료게임 부문은 1위지만 최고매출은 27위를 기록 중입니다. 당초 10위권에 위치했으나 20위로 내려가더니 27위까지 내려왔네요.
◆국가별로 선호 게임 장르 달라
‘앵그리버드’의 국가별 흥행 온도차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로 선호 장르의 차이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은 모바일게임사 컴투스의 자문을 구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의 선호가 두드러집니다. 모바일 특성에 맞게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대세라고 볼 수 있는데요. 퍼즐류 게임도 인기입니다.
미국의 경우 한·중·미·일 4개국 중에서도 이용자들이 간편한 아케이드 게임을 더욱 즐기는 편인데요. 컴투스의 이형주 개발팀 수석은 하나의 사례를 빗대 이를 설명했습니다.
“개발팀에 미국인 2명이 있다. 이 친구들은 게임에 밥 주는 게 있고 전투가 있고 여러 요소가 있는데 그런 것을 복잡하게 만들면 되게 싫어한다. 중요한 거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보는 편이다.”
물론 위 사례가 미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케이드 게임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현 미국 시장을 보면 미국인 개발자 2명의 반응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앵그리버드’의 폭발적 인기도 설명되죠.
반면에 일본 이용자들은 역할수행게임(RPG)을 선호합니다. 컴투스에서 출시한 ‘이노티아3’. ‘서드블레이드’, ‘퀸즈크라운’ 등의 RPG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유료게임 1위를 달성한 바 있네요.
한국은 일본과 미국의 이용자 성향이 혼재된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RPG와 아케이드 게임이 고르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국내는 일본 쪽에 가까워 RPG가 강세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제목 현지화만 했어도…가격 정책도 중요
이 수석은 중국 이용자에 대해 “타이틀(제목)이 중국어이냐 아니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며 “타이틀 현지화에 민감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영어로 된 게임 제목을 중국어로 바꿨으면 ‘앵그리버드’가 지금보다 더 큰 호응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제목에 민감한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만국 공통의 문제일 수 있겠네요. 영어 제목을 한글로 바꿔도 국내 이용자들이 더 크게 호응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가격 정책도 ‘앵그리버드’의 국가별 흥행 온도차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애플 앱스토어용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는 유료입니다. 게임 내 콘텐츠를 모두 즐기려면 또 다시 유료 결제가 필요하죠.
이 같은 가격 정책은 무료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가 대다수인 국내에서 흥행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반면 미국과 일본 이용자들은 국내와 중국에 비해 유료 결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고 하네요. 국내에서 가볍게 즐기는 이용자가 다수인 아케이드 게임에 유료 결제를 적용하면 이용자 이탈의 가능성이 있겠죠.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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