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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6년간 80만명…2017년 340만 현실성 있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와 SK텔레콤이 오는 2017년까지 와이브로 가입자를 340만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비스 시작 이후 6년 동안 100만명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데다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시장의 주류로 굳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은 지난 16일 3월 29일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2.3GHz 대역 와이브로 주파수를 KT와 SK텔레콤에 재할당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사용하던 대역 모두 그대로 사용하게 되며 이용기간은 7년이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와이브로 서비스는 초기에는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업자의 의지부족과 4세대 통신표준 기술에서 LTE에 밀리며 계륵신세로 전락했다. 2006년부터 올해 2월까지 와이브로 가입자는 KT 78만2000여명, SK텔레콤 6만1000여명 등 84만3000여명에 그쳤다. 매출액도 KT 1883억원, SKT는 279억원에 불과하다. 2010년 800만 가입자, 서비스 생산액 7조원 등 서비스 초기 전망과 비춰볼 때 민망한 수준이다.

때문에 방통위는 이번 주파수 재할당에서 주파수 회수, 이용기간 단축 등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특히, 가입자 6만명에 그친 SK텔레콤에 패널티를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방통위는 주파수를 회수해도 딱히 사용할 수 있는 용도가 없는데다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활성화 의지를 믿고 주파수 할당 및 기간과 관련해 별도의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와이브로 가입자가 얼마나 더 확대될지다. 이와 관련 KT, SK텔레콤은 2017년까지 총 340만명 이상의 누적가입자를 확보하겠다고 방통위에 보고했다.

하지만 파격적인 요금제 및 커버리지 확대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목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KT의 경우 그나마 의지가 있지만 SK텔레콤은 순수 가입자 유치보다는 와이파이 백홀망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어서 가입자가 기대만큼 증가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와이브로 단말기인 브릿지 모델도 2종에 불과하다. KT가 다양한 단말기(에그)를 선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요금제 측면에서도 주파수 재할당을 앞두고 올해초 KT와 유사한 프로모션(월 5000원에 30GB제공)을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와이브로에 대한 사업의지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시장환경도 와이브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여지가 없다.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이통3사 모두 LTE를 선택한 상황이다. 최근 LG유플러스가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2배 제공하면서 데이터 경쟁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와이브로는 그나마 3G 시대에서 속도측면에서 강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LTE 가입자는 서비스 시작 반년만에 가입자 200만을 돌파했다. 다양한 단말기 출시와 함께 3G 가입자들이 빠르게 LTE로 넘어가고 있다. LTE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하다면 굳이 추가 요금을 내고 와이브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잘못된 시장예측,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사업자들의 활성화 의지가 맞물리면서 꿈의 이동통신 기술 와이브로는 먹지도, 버리기도 뭣한 계륵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데이터 트래픽 분산용도로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무려 57MHz폭의 주파수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주파수 효율적 이용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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