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대표가 중국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의 신규 설립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권 대표는 13일 열린 하이닉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지 못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우시 공장의 제조 기반은 향후 회사의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는 만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만 D램이냐 낸드냐, 또 공장을 새로 짓는다면 언제 할 것이냐 등 구체적인 계획은 (최태원) 회장님과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가 중국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의 신규 설립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중국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기로 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만을 생산하고 있다. 우시 공장은 월 300mm 웨이퍼 15만장을 처리, 세계 D램 생산의 11%를 차지한다. 지난해 약 3조5000억원 안팎의 매출로 중국 내 반도체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권 대표는 “그간 열심히 노력한 덕에 우시 공장에서 상당한 현금이 창출되고 있다”며 “중국에 공장을 세울 경우 현지 금융을 활용할 수 있어 재무적으로도 이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시 공장은 현재 부지의 절반만 활용하고 있으므로 공간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중국 하이닉스 우시 공장을 방문해 “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을 SK의 중국 공략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중국에 또 다른 중국 기업 SK를 건설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라는 경영 철학을 소개하며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중국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설립한다면 그 시기는 빨라야 내년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청주 M12 라인의 낸드플래시 증설 계획을 세워놨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M12 라인의 낸드플래시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작년 말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3만장인 낸드플래시 생산 여력을 올 연말까지 17만장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올해 시설투자액 4조2000억원 가운데 55% 이상을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에 사용한다.
권 대표는 “작년 4분기 기준 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세계 점유율은 11~12% 수준이지만 투자를 늘려 최대한 많이 가급적 빨리 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인텔이 IM플래시 지분 일부를 마이크론에 매각키로 한 것은 낸드 사업을 일부 축소하겠다는 의미”라며 “마이크론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용해야 한다는 점은 하이닉스에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SK에서 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긴 김준호 코퍼레이트센터총괄 부사장과 박상훈 제조총괄본부장 부사장, 송현종 SKMS실 전무도 참석했다.
김준호 부사장은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하이닉스에 접목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도 발전시켜 나가는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종 하이닉스 SKMS실 전무는 “서로 다른 길을 가던 기업들이 만났기 때문에 문화, 용어, 시스템이 각기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SK 그룹의 체계 속에서 텔레콤과 같은 관계사들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일정 부분은 조정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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