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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출범 4년 평가…중구난방․정치과잉․용두사미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치적 이슈에 함몰된 방통위가 다시 산업진흥, 규제 기능 등 본연의 목적을 강화한 정부부처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 공공성과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는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방송통신 정부조직 어떻게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4년간 방통위 운영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해외 정부조직 사례, 정부조직에 대한 국내 업계의 요구사항, 바람직한 정부조직 방향에 제언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방통위 4년 평가, 대체로 부정적=먼저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방통위 관련 언론보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 전반적으로 보도 태도는 부정적으로 나타났고, 특히 계획 및 실행 단계보다 결과 단계에 대한 보도가 더욱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방통위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원인으로 "조직의 정체성과 정치적인 독립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규제는 완화하지 않고 진흥은 힘이 없어 못했고, 정치적 이슈와 맞물린 현안에 매몰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방통위 성과를 요약하자면 중구난방에 정치과잉, 용두사미로 끝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규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는 방통위를 출범시킨 정부조직개편 평가를 통해 "당초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방통위는 융합서비스 활성화를 통핸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결과론적으로 정치적 이슈에 집중하다보니 정보통신 진흥 및 정책기능은 상대적으로 함몰된 것으로 평가됐다.

최 교수는 "거의 모든 정책에 합의를 거치게 해 신속한 정책결정이 필요한 분야조차 시행을 지연시켰다"며 "방통위원 대부분이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융․복합 생태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업계, 독임제 회귀하고 정치적 독립성 확보해야=실제 방송·통신 업계에서도 방통위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송통신 업계 12개 업종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결과를 소개했다. 방통위 출범 이후 긍정적인 효과로는 독단적 의사결정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고, 부처간 이기주의 극복, 정보통신서비스 규제 및 진흥에 있어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출범 취지와 목표는 긍적적이었지만 달성 정도는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절대 다수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의사결정 지연을 비롯해 신속한 행정 및 과감한 실천력 감소 등 합의제의 비효율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관련 기능이 지경부 등으로 분산됨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조정 및 중재 능력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종편 등의 사례에서 보듯 정치적 독립성의 부재와 급변하는 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 및 전문성 부족도 한계로 평가됐다.

향후 조직개편이 이뤄질 경우 선호하는 조직 방향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독임제를 꼽았다. 또한 네트워크 중심의 방통위 기능을 콘텐츠 쪽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한 갈등 및 조정 분쟁 능력의 강화, 소프트웨어 인력 약성, 정치와 정책의 분리 등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독임부처+규제위원회, 문화소통부 만들자=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방송통신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현재 방송통신 정부조직은 ▲현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1안) ▲과거로 회귀(2안) ▲현 체제 부분 개편(3안) ▲현 체제 전면 개편(4안) ▲현 체제 강화(5안) 등 5가지 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김성철 교수는 5가지 모델에 대해 "1안이나 2안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고 3, 4안은 진흥과 규제의 연계가 약화돼 이원화된다는 단점이 있다"며 "5안은 방송규제의 독립성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5가지 모델의 장·단점을 고려할 때 원래 방통위 설립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현재 방통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에 김 교수는 방통위의 정책적 영역을 포함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및 지식경제부의 방송통신 및 ICT 기능을 포괄하는 문화소통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독임부처와 부처 내 규제위원회를 두고 독임제 부처에는 기존 방통위 기능과 각 부처에 산재된 관련 기능을 추가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며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규제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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