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구축 비용과 전력소모를 크게 절감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SW)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5일 서울대 이재진 교수(매니코어 프로그래밍 연구단장) 연구팀은 노드(데이터 전송단위)한 대에 최대 6개의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장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 노드에 다수의 GPU를 장착해 노드당 계산 속도를 높이면 적은 수로도 많은 양의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다수의 GPU를 효율적으로 장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개발되지 못해, 대부분의 슈퍼컴퓨터에는 각 노드 당 최대 2개의 GPU 밖에 장착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교수팀의 설명이다.
이번에 이 교수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술는 각 노드마다 최소 3개 이상의 GPU를 장착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교수팀은 최근 16개의 노드(총 96개 GPU 장착)로 구성된 슈퍼컴퓨터 시작품 ‘스누코어(SnuCore)'를 자체 제작했다.
슈퍼컴퓨터의 계산 속도를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프로그램(린팩 벤치마크)으로 측정한 스누코어의 노드당 계산 속도는 0.991테라플롭스(TFLOPS, 1TFLOPS는 초당 1012회 실수 연산산이 가능)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전세계 500대 상위 슈퍼컴(top.org) 순위 중에서 가장 빠르며, 전력효율 면에서도 와트당 871메가플롭스(MFLOPS, 1MFLOPS는 초당 106회 연산)로 세계 20위권이다.
스누코어에는 AMD의 CPU와 GPU, 타이안의 마더보드, 멜라녹스의 인피니밴드 네트워크 장비 등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한 부품이 탑재됐다. 특히 냉각시스템의 경우 연구팀이 자체 설계,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새로 개발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OpenCL과 MPI)를 사용해 린팩 벤치마크에 적용했고, 그 결과 스누코어의 각 노드에 장착된 6개의 GPU를 효율적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스누코어의 성능 대비 가격은 다른 세계 최상위급 슈퍼컴퓨터들과 비교해도 최대 12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며 “스누코어에 적용된 소프트웨어 기술을 사용하면 세계 최상급의 성능을 지닌 슈퍼컴퓨터를, 기성부품을 사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서울대에서 개발하고 있는 OpenCL(개방형 범용 병렬 컴퓨팅 프레임워크) 기반의 프로그래밍 환경인 SnuCL에 적용해, 향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다른 IT분야에 비해 연구개발이 뒤처져 있는 우리나라가 미국·일본·중국 등 슈퍼컴퓨터 강국과 나란히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의 지원으로 이뤄진 것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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