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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의 힘…패키지게임 한글화도 ‘뚝딱’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지난달 국내에 정식 발매된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이라는 유명 PC패키지게임이 있습니다. 5편이 나온 것만 봐도 인기 시리즈물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도 대단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국내 배급사인 인트라링스에 따르면,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의 해외 매체 평점은 96점인데요. 이는 한 매체의 평점이 아닌 56개의 매체의 리뷰 평균을 낸 점수입니다. 이 정도면 범작의 수준은 훌쩍 뛰어넘은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은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채널 스파이크TV가 매년 개최하는 유력 게임시상식 ‘VGA(Video Game Award) 2011’에서 올해의 게임(GOTY, Game Of The Year)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번 GOTY 수상은 ‘배트맨: 아캄시티’, ‘언차티드3’, ‘젤다의전설:스카이워드소드’ 등 쟁쟁한 게임들을 제치고 일군 성과라 크게 주목을 받았죠. 전편인 ‘엘더스크롤4’도 2006년에 GOTY를 수상한 바 있네요.

이 때문에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은 국내 발매 당시 한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그러나 수지타산 문제로 영문판 그대로 국내에 출시되는데요.

이에 대해 배급사인 인트라링스는 “판매량의 문제”라며 “유명한 게임이긴 하지만 국내 판매량이 한글화 비용을 충당할 만큼 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전했습니다.

세계 3대 악마의 게임 중 하나인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 ‘문명5’도 출시 이후 이용자 반응이 뜨거워 한글화가 진행됐습니다. 원래 영문판 그대로 나왔죠.

이후 출시된 유명 PC패키지 ‘마이트앤매직히어로즈6’(MMH6)는 문명5로 시장에 훈풍이 불기도 했고 탄탄한 국내 고정팬에 힘입어 한글판으로 출시가 됩니다.

앞선 사례를 보면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의 한글화가 좌절된 것은 게이머 입장에서 무척 아쉬울 텐데요.

포털 네이버에서 ‘엘더스크롤’ 관련 인터넷카페를 검색하면 가입회원이 37만명을 넘어갑니다. 이정도 인기가 있는 게임의 한글화가 좌절됐다는 것은 고사 직전의 국내 PC패키지게임 시장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래도 게이머들은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한글화를 시도했습니다.

‘엘더스크롤5’는 방대한 콘텐츠와 극한의 자유도를 보이는 장르입니다.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하면 캐릭터 간 대화나 퀘스트(임무)만 해도 게이머들이 번역해야 할 분량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엘더스크롤4’도 게이머들이 한글화에 나섰으나 출시 5년이 지난 지금도 완역본은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웬일입니까. 출시된 지 한 달이 막 지난 시점에 ‘엘더스크롤5’의 한글판이 나왔습니다.

물론 한글화가 완벽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즐겨본 이용자들의 반응이 게임 진행에 무리가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하네요. 많은 게이머들이 보다 완벽한 한글화를 위해 지금도 작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엘더스크롤5’ 배급사인 인트라링스는 “우리가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다. 유저들이 고생해서 한글판을 만들어낸 것이다. 불법이네 뭐네 하면서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분량이 엄청나게 많은데 한글판이 일찍 나온 것은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배급사는 내심 좋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동안 구매를 망설이던 게이머들이 한글판 소식을 듣고 게임을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 한글판은 게이머들의 순수한 열정이 일궈낸 결과물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쪼개 한글화 작업에 나서는 것은 보통 일은 아니죠.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게이머들의 열정에 기자도 놀랐습니다.

[이대호 기자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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