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PC도입 규모가 무려 3만5000여대에 달해 대형 공공 SI사업으로 주목받아온 국방부의 ‘사이버지식정보방’ 재구축 사업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다름아닌‘하드(HDD) 가격 인상’때문이다.
13일 IT서비스업계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이버지식정보방 사업시행자인 군인공제C&C가 최근 PC도입과 정산시스템 재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제안요청서를 IT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발송했다.
하지만 제안요청 입찰마감 결과 응찰한 업체가 하나도 없어 결국 유찰됐다. 약 300억원으로 책정된 사업비로는 3만5천여대에 달하는 PC공급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는 게 IT업계의 설명이다.
이는 얼마전 태국 방콕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대홍수로 인해 하드디스크 가격 상승의 여파가 미친 결과다.
세계 하드디스크 생산량의 약 40%가 만들어지는 태국의 홍수로 인해 국제 하드디스크 가격이 최대 50% 폭등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는 물론 해외업체들의 PC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구매를 통해 가격상승요인을 억제할 수 있는 해외업체와 달리 국내 중견 PC업체의 경우 가격 상승요인을 부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글로벌 PC제품을 IT서비스업체들이 제안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단일사업으로 약 3만5천대의 PC가 공급되는 사업의 규모를 감안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관련 이번 사업을 준비중이었던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사업비와 도입장비간 가격격차를 도저히 맞출수 없어 일단 응찰을 포기했다”며 “재사업공고를 통해 사업규모가 어떻게 조정될지를 우선 파악하고 사업 진행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가 추진하는 사이버지식정보방 재구축 사업은 약 300억원 규모로 군이 지난 2006년 처음 사이버지식정보방용 PC를 도입한 이후 5년차에 접어들면서 PC 노후화로 인해 원활한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지난 2006년 사이버지식정보방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우루컴즈를 PC 공급사업자로 선정해 데스크톱 PC와 19인치 LCD 모니터를 각각 4만대 도입한바 있다.
당시 공급된 PC사양은 인텔 펜티엄4 CPU 3.0GHz, 512Mb 메모리, 그래픽카드 128MB VGA 포함한 제품이다. 최근 PC사양이 메모리 2기가, 그래픽카드 1기가를 평균적으로 상회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현재 PC사용 환경과는 동떨어져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군인공제C&C는 최근 PC환경 사양에 부합하는 최신기종 PC와 모니터 등 각각 3만5천대 규모의 장비도입을 추진했다.
한편 군인공제C&C는 이번주내에 새로운 제안요청서를 배부할 계획이다. 군인공제C&C 관계자는 “모니터와 같이 일부 재사용이 가능한 장비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제안요청서를 수정하고 있다”며 “일부 사양규격을 조정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재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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