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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실탄 챙긴 하이닉스…해외 경쟁사에 사형선고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텔레콤이 14일 하이닉스반도체의 신·구주 지분인수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사실상 하이닉스 인수를 완료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채권단이 보유한 일부 지분(구주) 6.4%(4425만주)와 하이닉스가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할 신주 14.7%(1억185만주)에 대해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구주 2만4500원(총 1조841억원), 신주 2만3000원(총 2조3426억원)이다.

SK텔레콤은 신주 인수로 마련된 2조3426억원의 재원을 하이닉스의 재무 안정성 제고와 투자에 활용하는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간 하이닉스 고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오너십 부재’가 해소됐다며 든든한 모 업체의 자금 수혈로 공격적인 투자와 안정적 연구개발(R&D)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뒤쳐진 미세공정 기술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외 경쟁사에게 이번 딜은 사형선고와도 같은 소식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에 대해 “내년 이후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신주 발행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효과가 있고 하이닉스 신용등급 상승과 이자부담 경감 효과도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는 비전 및 전략 수립이라는 측면에서 우수한 인력의 확보가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되면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 구조를 점진적으로 뜯어고쳐 종합 반도체 기업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하성민 SK텔레콤 대표는 하이닉스 인수 후 비메모리 사업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다양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시황 리스크를 해소하고 통신 사업과 연계성을 높여 인수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닉스 인수를 완료하는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조직 재정비 및 인적 쇄신도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마케팅, 생산, 연구개발, 지원 부문 등 각 부서간의 조화를 강조하는 그룹의 기업문화가 반도체 사업과 부합되는 만큼, 정밀실사 과정에서 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현 경영진과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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