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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나비효과’…애플, 한국 안드로이드 생태계 1등공신

- SK플래닛 서진우 대표, “애플 때문에 SK텔레콤도 삼성전자도 성장했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최근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재도약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평가가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있었기에 한국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11일 SK플래닛 서진우 대표<사진>는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티브 잡스가 있었기에 지금의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있다”라며 스티브 잡스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서 대표는 “스마트폰 시대에 대해 우리나라가 미적미적하고 있던 것을 열어준 것이 애플”이라며 “애플이 아니었으면 더 미적미적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지난 2009년말 아이폰 도입 결정이 스마트폰 확산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모바일 업계는 아이폰 도입과 함께 격랑을 겪었다. 아이폰 도입 초반 삼성전자는 점유율 40%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갤럭시S’를 계기로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부동의 1위였던 노키아를 이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LG전자는 작년 2분기부터 휴대폰 사업 적자다. 팬택은 LG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국내 제조사 2위를 꿰찼다.

무선 생태계도 대폭 바뀌었다. ‘위피’라는 한국형 플랫폼을 매개로 한 통신사업자 중심의 장터가 없어지고 오픈 플랫폼이 대세가 됐다. 무선 인터넷 사용자와 사용량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도 앞당겨졌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만 모아 SK플랫폼이라는 자회사를 출범시켰다.

서 대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이렇게 긴밀하게 노력했던 적이 없다. 이것 때문에 국내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전 세계 ICT 판도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애플이 경쟁자이기 전에 생태계 변화를 촉발한 혁신의 도화선이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잡스의 사망으로 더 이상 이런 혁신을 볼 수 없게 된 점도 아쉬워했다.

서 대표는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다면 앞으로도 한 두 개 정도는 아이폰에 필적하는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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