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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기네스북 오른 국산 게임, 그러나 환호하지 못하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북미와 유럽에서‘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의 임원이 얼만전 게임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라이엇게임즈의 니콜로 러렌트 해외사업 부사장이다. 그는 “축구선수라면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립서비스 일 수 있지만 해외 게임쇼에서 선전하는 국산 온라인게임들을 보면 그냥 꿀발린 소리만은 아니다.

국내 e스포츠 선수들이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끄는 것도 이유가 있다. 패키지 중심의 미국 게임시장에서 정체를 겪는 것 같았다는 이 회사 대표의 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중화권 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쿤룬과 런업디스트리뷰션이 국내에 지사를 개설해 게임 배급에 나선 것이다. 쿤룬코리아는 펀드를 조성해 판권 확보에도 나섰다. 선진 콘텐츠인 국내 게임으로 자국 공략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연락사무소 수준에 불과했던 여타 중국 업체들의 지사도 사업 개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판이 커진 것이다. 해외 자본이 돌고 외산 게임이 지사를 통해 바로 들어오는 등 이미 국내 시장은 글로벌화가 됐다.

그런데 아직도 게임산업에 대한 주변 시선은 저급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이나 하는 놀이 정도로 보기에는 업계도 상당히 덩치가 컸다. 엔씨소프트가 야구단을 창설하니 이제야 게임업체를 눈 안에 넣고 보기 시작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런 가운데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나라’가 기네스북에 등재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지난 7월 넥슨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 결과물이 지금 나온 것이다.

‘바람의나라’의 기네스북 타이틀은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다. 넥슨은 세계 최초 그래픽 MMORPG 타이틀로도 등재를 시도했다. 그러나 자료부족으로 기네스북 등재되지는 못한 상황. 넥슨은 추가 자료 확보를 통해 ‘바람의나라’의 의미를 제대로 인정받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말로만 온라인게임 종주국 얘기를 해왔지, 세계에 내세울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에 국산 온라인게임이 전 세계에 통용되는 기네스북에 등재되면서 이를 조금이나마 인정받게 된 것이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자존심을 세웠다.

게임에 대한 외부 시선의 변화가 더디다면, 이런 식의 업계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

콘텐츠 강국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온라인게임만 놓고 본다면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다만 주변에서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셧다운제 등 현안에 대한 업계 대응마저도 어렵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게임 콘텐츠 바로 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게임업계 종사자가 아닌 그 주변인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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