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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 긴급진단] 예측 가능한 중장기 주파수 정책 세워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주파수 경매가 과열 경쟁양상을 보이면서 예측 가능한 주파수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17일 국내에서 처음 열린 주파수 경매제도는 시작 전부터 SK텔레콤과 KT의 2.1GHz 참여 배제로 논란을 일으키더니 실제 경매가 시작되자 1.8GHz 대역에서 과열경쟁 조짐이 나타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매가 시장에서 가치를 결정하는 만큼, 인기 있는 주파수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주파수 정책에, 경쟁정책, 요금정책 등 다양한 정책이 결부되면서 순수한 경매 원칙만을 내세울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는 2.1GHz를 LG유플러스에 주고, 나머지 1.8GHz와 800MHz를 SKT, KT 양사가 사이좋게 나눠가지기를 희망했다.

낙찰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할 경우 사업자의 투자의지를 꺾을 수 있고, 요금인하 여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2.1GHz 주파수 대역의 경우 경쟁정책을 도입,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 사실상 할당했다. 여기에 요금을 내리라면서 정부가 많은 주파수 대금을 가져가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방통위 내부에서도 지배적이었다.

1.8GHz 확보를 위해 SKT와 KT는 11라운드까지 경합을 했지만 승패를 내지 못했다. 방통위에서는 사업자들이 과도한 경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주파수 확보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장 주어진 현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파수 경매제에 앞서 가용 가능한 주파수를 동시에 할당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했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4월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파정책연구 그룹장은 주파수 정책 토론회에서 "700MHz 등 가용 가능한 주파수를 동시에 할당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다른 주파수 확보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인 것이다.

민주당 역시 "출혈경쟁으로 인해 '승자의 저주'는 물론 소비자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며 방통위에 중장기 주파수 배분 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합리적인 경매를 진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방통위 역시 중장기 주파수 정책을 수립 중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번 경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중장기 주파수 정책인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통신 3사가 보유한 270MHz 주파수폭의 2배 이상인 최대 668MHz의 신규 주파수 발굴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700MHz 주파수 등에 대한 용도가 결정되지 않아 결국은 이번 주파수 경매의 논란도 잠재우지 못했다. 방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700MHz 주파수의 경우 많은 국가에서 광대역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정에 없었던 800MHz 대역이 경매에 나오면서 방통위는 사업자 당 1개 주파수 할당을 통해 3사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같은 예상은 이미 어긋났다.

다양한 주파수에 대한 용도 등이 경매에 앞서 발표됐다면 특혜 시비는 물론, 경매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통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700MHz의 경우 2012말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매전 용도가 결정이 됐다면 사업자들이 주파수 전략을 세우는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08년 말 주파수 회수·재배치 계획을 확정했다. 700MHz 주파수에 대한 용도를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결정을 미루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만 증대시킨 셈이 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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