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더 많은 한국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20일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는 물론, 중국과도 연계해 한·중·일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손정의 회장은 신라호텔에서 한·일 취재진들이 모인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소프트뱅크는 KT와 클라우드 협력사(가칭 KTSB데이터서비시즈)를 설립하기로 하고 김해에 일본 회사를 대상으로 한 750억원 규모의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KT 이외에도 삼성전자, SK텔레콤, CJ, 엔씨소프트 등 국내 127개사에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으며 투자규모를 더욱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손정의 회장은 “투자한 기업이 아직 미미한 곳도 있지만 커지는 기업들도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할 것이며 대상은 정보혁명을 위해 특화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정의 회장은 한국과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오리엔트 특급’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중일 인터넷 회사를 아시아 여러 국가로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으로 조만간 소프트뱅크는 구체적인 그림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다른 기업과의 협력에 대해 “자본적인 결합은 물론, 우리와 철학을 같이하는 동지적인 결합을 통해 정보혁명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며 “상하관계가 아닌 파트너적 관계, 위아래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손 회장은 향후 30년, 300년 후에 대한 그룹의 비전도 공개했다. 30년 후에는 세계 10대 기업에 포함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이다.
손 회장은 “기업 중 0.02% 만이 30년을 버티는 것으로 나타다”며 “그만큼 살아남기 어렵지만 소프트뱅크는 성장 DNA 설계를 통해 30년 후에는 세계 10대 기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밝힌 소프트뱅크의 성장 DNA는 멀티 브랜드, 멀티 헤드쿼터, 멀티CEO 등 일명 멀티 전략이다.
손 회장은 “우리에게는 800개사의 회사가 있지만 소프트뱅크라는 이름은 붙이지 않는다”며 “스피드 경쟁이 중요한 인터넷 세계에서는 시너지를 내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60대에는 은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차기 CEO 육성을 위해 소프트뱅크는 아카데미아를 설립해 300명의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내부에서 200명, 외부 전문가 100명을 영입해 차세대 CEO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손 회장은 “아카데미아의 최종 1인이 나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나머지 인재들도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뱅크의 많은 기업을 책임지는 인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손정의 회장의 기자간담회는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손 회장은 1981년 정보혁명을 통해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1995년 당시 최대 IT 전시회 중 하나인 컴덱스를 8억달러에 인수하고 야후재팬 설립 등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영역을 확대했다.
2004년에는 재팬텔레콤을 인수하며 통신사업에 뛰어들었으며 2006년에는 일본에서 최대 인수규모로 꼽히는 보다폰K.K를 1조7500억엔(한화 18조원)에 인수하며 종합통신회사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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