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공공 및 금융권을 중심으로 유닉스(Unix) 서버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플랫폼 구성에 대한 관련 업계의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는 경우, 기본 인프라스트럭처는 x86 아키텍처 기반의 범용 서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닉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이기종 제품 간 호환이 어렵고 x86 서버로 구성했을 경우보다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기업들은 유닉스 플랫폼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을 통해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성은 높이면서 IT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유닉스 서버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체는 한국IBM과 한국HP, 한국오라클 등이 있다.
실제 이달 초 국민연금공단은 2010년에 클라우드 데스크톱 1단계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최근 유닉스 서버 기반의 클라우드 시범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국IBM이 구축한 이번 사업은 IBM 유닉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번째 클라우드 서비스로, 서버 자원공유(가상화)를 기반으로 IaaS(서비스로서의 인프라) 및 PaaS(서비스로서의 플랫폼)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연금공단에 구축된 클라우드 시스템은 향후 확장성을 고려한 이기종 유닉스 및 x86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성됐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포털은 IBM TSAM(티볼리 서비스 오토메이션 매니저)를 통해 관련 서비스의 요청부터 승인, 생성, 변경, 회수까지의 전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HP 역시 최근 몇몇 금융권을 중심으로 자사 유닉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한국HP 관계자는 “이름을 밝히기 어렵지만, 현재 일부 은행에서 가상화 구현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프라이빗 프라이빗 컴퓨팅 개념을 도입, 이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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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HP는 스토리지와 네트워크는 물론, 유닉스와 x86 플랫폼을 하나의 박스에서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매트릭스’라는 제품을 통해 최소 3주~1달 이내에 클라우드 환경에 걸맞는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즉, 비용절감보다는 안전하고 유연성과 신속성이 높은 미션 크리티컬(Mission-critical)한 시스템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같은 유닉스 플랫폼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진정한 의미의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볼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흔히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민한 탄력성이나 측정 가능한 서비스, 온디맨드 셀프서비스, 자원 풀(Resource Pool) 등 몇가지 핵심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유닉스 서버로 구축할 경우 대부분이 각 업체마다 갖고 있는 고유의 가상화 기술을 통한 서버 통합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또한 이러한 경우에는 한 업체에 종속되는 ‘락 인(Lock-in)’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고, 기존의 전통적인 IT시스템 구축과 마찬가지로 비용이 많이 든다”며 “서버업체 입장에서는 x86보다 훨씬 이윤이 많이 남는 유닉스를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서버 가상화는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기술 중 하나로 현재 가장 잘 알려져 있는 VM웨어나 젠 등의 가상화 솔루션은 x86 플랫폼만 지원한다”며 “IBM이나 HP에서 구현하는 유닉스 서버 가상화(LPAR, 마이크로파티션, vPAR, nPAR 등) 기술을 활용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 서비스를 위한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때는 비용절감과 표준화 등의 이슈에 따라 x86이 핵심 플랫폼이겠지만, 기업 내부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유닉스 서버, 심지어 메인프레임을 통해서도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관련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플랫폼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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