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현재 유닉스 서버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될 정도로 전체 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반면 가상화 확산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급부상으로 x86 서버의 비중은 나날이 높아지고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 여전히 금융권과 공공 시장을 중심으로 유닉스 시장은 증가하고 있다. 물론 x86 서버의 성장세가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을 움직일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실제 2010년 4분기 기준 유닉스 서버와 x86 서버의 비중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인 6:4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안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평가하고 있는 금융권에서도 비핵심 업무에는 x86 서버를 도입하지만 계정계 등 핵심 업무에는 여전히 유닉스 선호도가 높다.
9일 서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2010년 10월~12월)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전년에 비해 11% 성장한 175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12.2% 증가했다.
한국IDC 서버담당 김용현 연구원은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여전히 x86 서버에 비해 비중이 높으며, 올해에도 정부통합전산센터 등 공공부문과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수가 증가하며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역시 한국IBM과 한국HP가 여전히 관련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BM은 4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이 회사의 유닉스 서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3분기)에 비해선 오히려 5% 가량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한국IBM 채준원 본부장은 “한국IBM은 지난 2008년부터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며 “지난 4분기에는 예상했던 것만큼의 성장은 아니었지만 공공, 제조시장 및 중소규모 기업들에서의 성장세가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올해 중으로 관련 시장에서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채 본부장은 “분기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국HP 역시 4분기 성장세가 돋보였다. 한국HP는 43.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1%, 전분기에 비해선 34% 증가하며 뒷심을 발휘했다.
한국HP 이창훈 부장은 “작년 2분기에 신제품 출시로 인해 떨어졌던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회복했다”며 “지난해 4월에 출시한 투퀼라 프로세서 기반의 제품들이 시장에 완전히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퍼돔2의 경우는 출시 4개월 만에 50대 이상이 팔리는 대기록을 세우며 하이엔드시장에서 선전했다”며 “HP의 모듈러 아키텍처가 고객들의 데이터센터 운영 최적화 전략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오라클(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경우는 여전히 전년 대비 27%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며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시장 점유율도 6%대에 그쳤다. 그러나 전분기에 비해선 10%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후지쯔은 오라클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전분기에 비해선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시장 점유율은 5%대에 불과했다.
이처럼 한국오라클과 한국후지쯔는 공동 개발한 스팍 프로세서 기반의 유닉스 서버를 판매하고 있지만, 두 회사를 합한 시장 점유율은 예년 수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1% 대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도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는 한국HP와 한국IBM이 계속해서 양강 체제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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