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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데이터 무제한 폐지,‘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소수의 OPMD 회선에 편중된 데이터 이용으로 대다수 이동전화 고객의 서비스 이용에 차질을 빚을 우려를 해소함으로써 전체 고객이 최적의 통화품질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됐다.”(SK텔레콤. 3월3일)

“사용량 상위 10% 고객이 3G 트래픽의 93%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데이터 폭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KT. 3월2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 대한 눈치작전이 시작됐습니다. SK텔레콤과 KT 모두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곳이 자신이 되지 않기 위한 경쟁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한 사람이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때 이미 가입한 정액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도록 한 원 퍼슨 멀티 디바이스(OPMD) 요금제의 후퇴를 발표했습니다.

OPMD 요금제 ‘T데이터셰어링’의 약관을 변경해 ‘무제한’을 ‘제한’으로 바꾼 것입니다. 오는 9일까지 가입자는 이전 약관이 적용된다는 유예기간을 뒀지만 OPMD를 위한 가입자식별모듈(USIM)은 이미 작년 11월말부터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OPMD 사용자가 데이터를 너무 많이 써 제한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설명입니다. SK텔레콤은 OPMD의 정확한 가입자 현황을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유심 수량을 기반으로 추산해보면 작년 말 기준 OPMD 가입자는 3000명 수준, 추가 유심을 고려하면 2월말까지 1만명 안팎으로 보입니다.

KT는 지난 2일 와이브로 전국망 개통 발표를 하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부작용을 상당시간을 할애해 소개했습니다. 트래픽 상위 10% 사용자가 3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 트래픽의 93%를 사용하며 상위 1%가 3G 트래픽 40%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미국 AT&T는 데이터 무제한을 철회했고 버라이즌도 곧 이를 따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반면 KT의 3G 수용량이 얼마고 상위 1%와 10%가 이 중 어느정도 용량을 쓴다는 것인지에 대한 답은 없었습니다. 대신 KT의 1인당 평균 트래픽은 170MB, 아이폰 사용자 평균은 700MB대, 기타 스마트폰 사용자는 300MB대를 이용한다는 그래프를 공개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국내 데이터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태블릿 PC도 대중화 될 전망입니다. 태블릿은 스마트폰의 10배 이상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것이 시장조사기관들의 예상입니다.

이 때문에 해외 통신사들도 트래픽 관리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무제한 데이터를 도입했던 회사들이 가입자 반발을 감수하고도 폐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를 눈앞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덜컥 도입해버렸으니 뒷감당이 안되는 것이지요.

통신사들이 군불을 때기 시작했으니 다음 순서는 이미 약관에 고지해놨지만 시행을 미뤄왔던 다량 트래픽 이용자 속도 제한 조치 등 서비스품질(QoS) 제어 본격화일 것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가 간을 봐왔죠. 태블릿 OPMD 제한은 이미 천명한 정책입니다.

누가 먼저 백기를 들 것인가 싸움입니다. SK텔레콤과 KT를 주로 언급했지만 LG유플러스도 여유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트래픽 분산, 네트워크 용량 증설, 차세대 전환이 빠를지 데이터 무제한 철회가 빠를지 주목됩니다. 전자가 앞서도 데이터 무제한 정책은 결국 없어질 공산이 크지만 말입니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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