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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IT업체에겐 “독일까, 약일까”

- 클라우드 컴퓨팅, 2011년 비즈니스 지형을 바꾼다
- [기획/2011 클라우드⑯] 클라우드 컴퓨팅이 서버/스토리지 업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업체에게 희망의 빛이 될 수 있을까. 아님 존립 자체를 무너뜨리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돌변할까.

기존 전통적인 하드웨어 업체들은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소프트웨어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들에게 여전히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것은 하드웨어 장비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폭발적 성장세에 따른 트래픽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따라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의 도입 비중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얹어지면서 서버와 스토리지 등의 장비 도입 행태가 기존과는 달라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서버의 경우 과거에는 안정적인 인프라 운영을 위해서는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장비를 도입했다면 이제는 명백히 x86 서버가 주도하는 시대로 넘어왔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는 다소 특이한 케이스로 여전히 유닉스 서버의 도입 비중이 높지만, 현재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통신업체들은 표준화와 운영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x86 서버 도입 비중을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x86 서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HP나 IBM과 같은 유명한 브랜드 서버가 아닌, 주문자생산주문(OEM) 제품이나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후발 서버 업체들의 제품들이 대거 도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클라우드 인프라에는 x86 서버가 해답? “그러나…”=HP와 IBM, 델, EMC 등 전통적인 하드웨어 중심의 업체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통합 시스템은 물론, 최근에는 자사의 데이터센터 내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이를 기업들에게 빌려주는 형태의 퍼블릭 클라우드 형태의 서비스까지 출시했다.
 
물론 이들 메이저 업체들은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퍼블릭 클라우드보다는 대기업들이 내부 데이터센터에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P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필요한 IT 자원이나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스턴트 온 엔터프라이즈’ 전략을 세우고 있고, IBM은 ‘스마터 플래닛’이라는 대전제 하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보안 등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비한 채 “그저 입맛에 맞게 고르기만 하라”고 말하고 있다.

전통적인 네트워크 강자였던 시스코도 EMC나 넷앱 등 스토리지 업체와 VM웨어, 시트릭스와 같은 가상화 솔루션 업체와 손을 잡고 다양한 통합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시스코는 컴퓨팅과 네트워크 장비를 결합한 형태의 UCS(통합컴퓨팅시스템)까지 출시했다. 물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경제의 규모를 통한 운영 비용 절감이 중요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에서는 보편적으로 인텔이나 AMD 칩(프로세서) 기반의 범용 하드웨어 장비(x86서버)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

기존 인프라 환경에서처럼 전통적인 하드웨어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는 투자수익율(ROI)가 전혀 나오지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이나 야후,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이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HP와 IBM과 같은 브랜드 서버보다는 특정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베어본(bare bone) 서버를 대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KT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사례 주목=그러나 여전히 국내에서는 몇몇 인터넷 기업과 게임, 통신 업체 등을 제외한 많은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 HP과 IBM의 유닉스 서버의 선호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x86 서버는 여전히 고장이 잦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도입이 더딘 편이다. 현재 약 1조원~1조 2000억원(2010년 기준 추정치)에 달하는 국내 서버 시장에서 x86과 유닉스 서버의 비중은 약 4:6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해 KT의 행보는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KT는 현재 4800억원을 들여 차세대 IT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최근 구축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KT는 지난해 충남 천안시 목천읍의 저궤도 위성센터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했다. 당시 많은 서버 및 스토리지 업체들의 이름이 물망에 올랐지만, 최종 선정된 것은 HP의 블레이드 서버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업체인 대만 콴타시스템의 장비였다.

물론 KT는 여전히 유닉스 서버를 운용하고 있지만, 향후 대부분의 업무를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KT는 그동안 그룹사에 필요한 x86 서버는 연간 단위로 계약을 맺고 도입해 왔다. 일반적으로 약 700대~1000여대를 서버를 1년 동안 공급하게 되는데, 이 계약건은 x86 서버 업체들의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보통 한국HP와 한국후지쯔, 델코리아 등과 같은 외산 서버업체들과 1년마다 번갈아가면서 장비를 도입했다.

그러나 KT는 향후 특수한 업무나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식의 대량 서버 도입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존 서버업체에게는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틈새시장 노리는 후발업체들, 영향력 거세질까=여기에 메이저 서버 업체들을 호시탐탐노리고 있는 후발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은 HP나 델 등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후발 서버 업체들이 획기적인 성능개선과 저전력, 비용절감을 앞세워 이들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SGI와 슈퍼마이크로 등의 업체가 그들이다. 이들 업체의 제품들은 이미 페이스북 등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데이터센터에 구축된 바 있다.

이밖에도 티엘라와 시마이크로, ARM 등의 칩 제조업체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티엘라와 시마이크로의 멀티코어 프로세서는 전력은 적게 먹는 대신, 컴퓨팅 파워가 우수한 것으로 유명해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전세계 모바일칩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ARM도 최근 실적발표 자리에서 오는 2015년까지 서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ARM은 인텔, AMD 등 경쟁사보다 더 낮은 소비전력으로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CPU 설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서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러한 형태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구성 요소에 대한 시각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브랜드 서버 업체들은 “서버업체가 가진 구축 노하우와 경험, 서비스 등은 후발업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다”이라며 “가격 또한 중요한 요소지만, 안정성이나 운용 효용성 문제도 간과하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한 인프라 운영업체 관계자는 “인프라 운영에 있어서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최근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트렌드는 저렴한 장비를  수백대, 수천대 도입해 이를 클러스터링시켜 장애가 나도 다른 시스템으로 바로 이전시킬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하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이미 구글이나 야후 등의 기업들이 구성하고 있는 형태”라고 설명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몰고 올 이러한 변화가 미래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현재로써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 때 즉각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확장성이 용이한 효율적인 인프라 구성을 위한 업체들이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들에게 악의 축으로 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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