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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 포커 등 사행성 게임에 칼 댈까? … 전문가들 “제동 걸어야” 한 목소리

- 게임머니 환전에 도박으로 기능…고포류 자체 사행성이 문제

- 사행성 위한 새로운 규제주체와 일원화된 규제 필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고포류(고스톱, 포커 등 카드게임류의 통칭)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이 도마에 올랐다. 고포류 게임머니가 현금으로 환전돼 사실상 ‘온라인 도박’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꾸준히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정부 단속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 여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웹보드 게임의 건전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어 고포류 웹보드게임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발제를 맡은 한명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불법정보심의팀장은 고포류 웹보드게임이 ▲사적인 공간에서 주부, 직장인이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다양한 화면, 음향 효과 등으로 게임의 스릴을 배가시키는 요소가 많으며 ▲환전상과의 거래를 통해 손쉬운 현금화가 가능한 점 등을 들어 중독(과몰입)에 빠지기 쉬운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포류 게임 자체의 사행성이 문제=이에 한 팀장은 “게임사가 모니터요원을 배치해 불법 환전행위를 감시하고 정부와 게임협회가 불법환전신고센터를 개설해 신고자에게 포상까지 실시함에도 지금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문제의 근원이 게임 시스템 외부 ‘불법 환전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포류 게임 자체 사행성에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 환전사이트에 게재된 고포류 서비스업체의 환전시세는 100억 게임머니에 12만원이다. 환전 사이트를 이용하면 게임머니가 떨어질 경우 수혈(게임머니를 주고받는 과정의 통칭) 프로그램을 통해 바로 게임머니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게임머니가 그 자체로 경제적 교환가치가 있는 재산상 이익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고 이러한 게임머니가 환금성이 인정될 경우 게임 제공업체는 도박개장죄(도박방조죄) 혹은 환전업금지 위반죄에 대한 방조되가 성립될 여지가 있다”며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와 효과적인 규제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부‧게임위 아닌 새로운 규제주체 필요=토론에 나선 한승수 국회 비서관은 “문제의 발단은 문화부로 이슈화된 것을 문화부가 방어하고 그동안 너무 진흥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법에서 사행성을 규정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법체계를 정비함과 동시에 문화부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한발 물러서고 새로운 주체가 필요하다는 논지를 펼쳤다. 한 비서관은 “문화부나 게임업계에 맡기기에는 사태가 커졌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주도적으로 하면 지지할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헌욱 도박규제네트워크 정책자문위원(변호사)은 “환전 사이트는 1개월 이내 90%가 차단되지만 끊임없이 새로 생겨난다”며 “새로 생겨나는 것에 규제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지금 환전업 금지를 환전 금지로 바꿔, 개인이용자를 처벌해야 가장 효과적”이라며 “게임물은 게임위에 사행성 확인이 명목으로 들어가 있는데 이를 사감위(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가져가고 각 개별부서의 사행성 규제를 일원화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포류, 게임산업 진흥과 관련 없어…고액베팅방 정화해야=아이건강국민연대 김민선 사무국장은 “고포류 게임은 여가선용이나 학습효과, 운동효과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고포류는 도박을 그대로 옮겨온 것으로 게임산업 진흥에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격앙된 어조로 “수혈(게임머니를 주고받는 과정의 통칭)받는 것이 비즈니스모델로 들어가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제지를 못한다”며 “채널링(하나의 게임을 복수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면서 결제한도의 의미가 없어진 고포류를 아직도 게임이라고 얘기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KBS의 이기연 PD는 사행성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고액베팅방인 프리미어 경기장을 중심으로 정화작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가 취재한 결과 고액베팅방에 접근하는 사람들은 도박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는 것.

이 PD는 “그 사람들은 사이버머니를 현찰로 생각해 200억이 넘으면 25만원 판이라고 본다”며 “한 제보자는 29살에 고포류로 5억원을 잃고 집에서 내ㅤㅉㅗㅈ기더니 결국에는 환전상을 하더라”고 취재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서 “물론 이러한 피해자가 수백만명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개인에게 너무 치명타로 적어도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자살충동을 느끼는 케이스가 더 이상 안 생기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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