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가 의미심장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최대 경쟁상대가 마이크로소프트(MS) 빙이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이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당시 에릭 슈미트는 “인터넷서비스 시장에서 애플과 페이스북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지만 이들은 우리에게 위협을 주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MS의 빙과 구글은 라이벌이라고 이야기하기 힘들만큼 점유율 격차가 큽니다. 미국 리서치업체인 닐슨에 다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 시장내에서 구글은 65.1%, 빙은 13.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빙의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긴 해도 수치로만 본다면 거의 5배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구글이 빙을 경쟁상대로 보는 것이 단순히 최근 ‘야후의 몰락’과 ‘빙의 성장’에 따른 당연시되는 구도가 잡힐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일까요?
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페이스북이 경쟁자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현재 5억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검색영역에도 발을 넓히는 등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포털사이트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구글이 빙을 최대의 경쟁자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MS가 구글이 가진 대부분의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뛰어난 모바일 디바이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색엔진 플랫폼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지만, 아직 검색영역은 취약하며 모바일 디바이스가 없습니다.
애플과 페이스북 모두 자사의 취약점을 찾아 보강하고 있긴 하지만(애플의 모바일 검색엔진 개발, 페이스북 전용 단말기 개발) 이미 앞서나가고 있는 서비스를 잡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단에 있는 인터넷 아이콘을 클릭하면 빙이 뜰 것 같네요>
반면 MS는 모바일 디바이스(윈도폰7)을 가지고 있으며, 검색엔진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검색엔진의 경우 야후를 꺾으며 2위에 올라섰고, 애초에 개발 목적이 ‘구글 킬러’로 개발됐기 때문에 그 성장세는 더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윈도폰7의 출시도 빙의 성장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글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모바일 검색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디바이스 출고시 기본탑재가 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것이 윈도폰7에도 그대로 적용되게 됩니다.
물론 빙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검색 애플리케이션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빙 사용자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는 디딤돌이 되겠죠.
최근 미국 버라이존에서 출시된 패시네이트에는 빙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강제탑재 됐습니다. 구글 사용자들은 불편하겠지만 이로 하여금 빙의 점유율을 ‘강제로(?)’ 끌어올릴 수는 있게 됐습니다. MS로는 도움이 되는 일이죠.
또한 이번일을 계기로 MS와 밀월관계에 있는 통신사들은 앞으로 ‘구글’ 대신 ‘빙’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하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향후 인터넷서비스의 방향은 유선보다 모바일이 더 강세를 띠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대부분의 리서치기관이 내린 결론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바일 디바이스 플랫폼과 검색엔진 플랫폼을 모두 가진 MS가 갑자기 커보이는 것은 구글로서는 당연한 것입니다.
[이민형 기자블로그=인터넷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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