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EMC의 인수합병(M&A) 시나리오를 주목하라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0-07-09 09:20:10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기업용 외장형 스토리지 선두 업체로 잘 알려져 있는 EMC의 인수합병(M&A) 행보가 무섭습니다.
지난 6일(미국 현지시간) EMC는 데이터웨어하우징(DW) 전문업체인 그린플럼을 인수하면서 관련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EMC는 그린플럼의 소프트웨어 기반 DW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자사의 하드웨어 및 솔루션과 결합해 통합 제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기업 내부에 구축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구비해, 진정한 정보 인프라스트럭처 제공업체로 굳혀 나가겠다는 야심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의 EMC 인수합병 행태를 살펴보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이 매우 일관됨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03년 백업 및 아카이빙 소프트웨어 업체인 레가토 시스템즈를 인수한 데 이어 다큐멘텀과 VM웨어를 인수하며 콘텐츠 관리 및 가상화 솔루션을 확보했으며, 그 이후에 스마츠, 레인피니티, 캡티바, 카샤 등을 잇달아 인수합병했습니다.
이윽고 2006년에는 보안업체인 RSA시큐리티를 비롯해, 데이터중복제거 업체인 아바마테크놀로지스, 네트워크 인텔리전스 등을 인수했지요.
또 작년에는 중복제거솔루션업체인 데이터도메인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솔루션 전문업체인 패스트스케일 테크놀로지를 인수했고, 올초에는 거버넌스·리스크관리·컴플라이언스(GRC) 업체인 아처 테크놀로지스를 먹어삼켰습니다.
여기에 최근 그린플럼을 추가하며 그야말로 “정보(데이터)가 있는 곳에 EMC 제품이 있다”는 자사의 캐치 프레이즈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EMC가 단순히 스토리지를 판매하는 하드웨어 업체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업체를 꾸준히 인수하는 이유는 전사적인 정보 인프라스트럭처 기업으로 포지셔닝함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견고하게 자리잡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물론 자체의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지만, 적극적인 인수합병이 기술확보에 큰 기폭제로 작용하면서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지난 2000년까지 EMC는 단순 스토리지 박스만을 팔던 회사였지만, 최근 관련 매출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서비스 매출 비중이 하드웨어를 뛰어넘은지 오래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 전히 EMC 포트폴리오의 근간은 스토리지 제품이며, 인수나 자체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는 이를 지원하는 개념으로 이른바 ‘풀 패키지’ 개념으로 고객사에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MC 가 지난 2003년 이후로 기업 인수합병에 투자한 금액이 현재까지 110억 달러 이상이라고 하니, 가히 그 규모를 짐작할 만 합니다.
EMC의 현재 시가총액이 약 39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죠.
EMC의 M&A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보입니다.
관련 솔루션이나 보안 등 스토리지 및 정보관리의 핵심 기술이나 핵심사업 분야를 보완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EMC의 M&A 전략이니까요.
예전에 만났던 한 EMC 본사 임원은 “EMC는 모든 고객에 대해 저장, 관리, 보호, 공유라는 4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 4가지를 근거로 관련 기술 개발 및 인수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인수를 하더라도 RSA시큐리티나 VM웨어처럼 독자적인 비즈니스를 수행하거나, 때에 따라 EMC와 통합 운영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지요.
한편 업계에는 EMC 스스로가 인수합병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루머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습니다.
현재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델이나 시스코, 오라클 등과의 인수합병 소문이 그것인데요. 그러나 이미 덩치(?)가 너무 커져버린 만큼, 쉽지가 않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주를 이루긴 합니다.
먹느냐, 먹히느냐.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 행보는 계속해서 관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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