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의 ‘홍길동’論…삼성과 관계 회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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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의 ‘홍길동’論…삼성과 관계 회복될까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0-04-22 15:53:08

채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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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옴니아는 홍길동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자식을 자식이라고 못하고 있다.”

이석채 KT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섭섭함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이 회장은 22일 무역협회가 주최한 조찬강연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SK텔레콤에만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맺고 있는 반면 KT와는 소홀한 관계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날 이 회장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며 "감정을 가지고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양사의 관계는 KT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급격하게 벌어졌다. 아이폰은 출시되자 마자 돌풍을 일으키며 삼성전자가 옴니아로 확보해놓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가져갔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을 도입한 KT를 곱게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같은 옴니아 시리즈임에도 불구, SK텔레콤의 T옴니아2에는 보조금을 실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반면, KT의 쇼옴니아는 홀대했다. 보조금 차별은 물론, 심지어 '쇼옴니아'라는 이름도 사용하지 않아 KT는 쇼옴니아 판매에 고전해왔다.

T옴니아가 지금까지 50만대 팔린데 비해 쇼옴니아는 4만여대 팔리는데 그쳤다. 같은 옴니아지만 쇼옴니아는 와이브로까지 이용할 수 있고 최적화를 위해 KT가 제작단계부터 개입해 KT나 삼성전자에게 전략폰으로 볼 수 있었지만 아이폰이 양사를 갈라놓은 셈이다.

관계가 틀어진 이후 양사는 그동안 관계가 회복됐다고 밝혀왔지만 이날 이석채 회장의 '홍길동'비유로 인해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속속 나올 스마트폰 역시 SK텔레콤에 집중돼있다. 삼성전자의 첫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의 경우 SK텔레콤 단독 모델로 출시된다. 이후 출시되는 '갤럭시S'나 바다폰 '웨이브' 역시 SK텔레콤에 먼저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와의 불편한 관계를 공식석상에 밝힘에 따라 앞으로 양사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이폰만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리드하기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는 KT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갤럭시의 경우 SK텔레콤 전용이지만 향후 나올 안드로이드폰이나 바다폰의 경우 구체적인 출시계획이 잡힌 것이 없다”며 “모든 이통사와 협력관계를 잘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고객사 요구사항도 최우선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