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해사고/위협동향
애니콜 ‘PC 매니저’ 프로그램이 바이러스?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9-08-24 15:27:27
- 델파이 개발 툴에 악성코드…백신업체 과잉 대응 ‘논란’
삼성전자 휴대폰 사용자들이 때아닌 불편을 겪고 있다. PC와 휴대폰을 연결해 데이터전송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애니콜 PC 매니저’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을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델파이 개발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삽입시키는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델파이를 이용해 만든 프로그램도 이 악성코드에 감염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데이터 관리 프로그램 ‘애니콜 PC 매니저’ 역시 델파이로 짠 프로그램으로 관련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로 인해 백신프로그램들이 ‘애니콜 PC 매니저’의 실행프로그램을 삭제해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재설치를 하더라도 똑같은 문제로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프로그램 외에도 KT의 음악프로그램 ‘도시락’, LG텔레콤의 ‘모바일 매니저’ 등 델파이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이 모두 같은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아직까지 프로그램을 설치한 일반 사용자 PC 바이러스에 감염됐을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지난 19일부터 백신업체들이 이 바이러스를 진단목록에 포함시켜 감염된 실행파일을 삭제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사실이지만 델파이 개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 PC에서는 악의적인 동작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업체들이 프로그램을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안철수연구소는 V3에서 이 파일을 바이러스 목록에서 제외했다. 이스트소프트의 알약은 진단만 하고 치료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체이서와 맥아피, 어베스트 등 외산 백신 제품들은 여전히 파일을 삭제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러스체이서를 공급하는 에스지어드밴텍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실하지만 '삭제'라는 치료방법이 사용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시로 패턴을 제외하는 등의 방안을 찾고 있다”며 “오늘 안에는 임시조치를 적용시킬 예정이지만 일반 PC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이 있어 조만간 다시 치료를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니콜 PC 매니저’ 프로그램 개발 도구와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라며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애니콜 PC 매니저’ 등 델파이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재설치 후 백신 프로그램 작동을 중지시키거나 사용 중인 백신 프로그램 자체를 교체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신 업계 관계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델파이 공급자가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백신 제품도 장기적으로는 위협별로 세분화된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치료방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번 사례를 통해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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