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대기업SI 위주로 시장 형성‥글로벌 컴퓨팅 업체들 경쟁 가속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 올해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의 IT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초기 개념정립 과정에서 여러가지 혼선이 있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이제 국내에서도 관련 IT업체들간의 경쟁이 가시화될 정도로 구체성을 띠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단순한 개념과 차세대 사업계획으로만 제시됐던‘클라우드 컴퓨팅’이 최근 국내외 업체들의 서비스와 제품 출시 등이 가속화되면서, 본격적인 태동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형 업체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중소 IT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예를 들어, 클루넷이라는 업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클라우드 네트워크 서비스인 CCN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CCN 서비스에 이어 8월중 국내 스토리지 소프트웨어업체인 매크로임팩트와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클루넷 관계자는 “지난주에 회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시연회를 개최했으며, 8월 말 정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테라바이트(TB) 규모의 스토리지 용량을 확보했으며, 이를 계속해서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요금의 경우, 타사대비 40~50% 저렴하게 책정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내년 초에는 CPU와 메모리 부문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중소업체 새로운 판로 모색=한편 국내 벤처기업인 그루터는 대용량 분산 시스템인 하둡과 넵튠, H베이스 등 다양한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한 이른바 ‘검색 스토리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내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검색 서비스인 ‘가이아(Gaia)’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루터 권영길 대표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 검색서비스가 필요한 신생기업들이 비용부담 없이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KT와 함께 ICS(Internet Computing Service)를 제공해온 솔루션박스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3년 간 KT와 ICS를 제공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CDN, 글로벌 로드밸런싱과 같은 요소 기술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여기에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까지 결합된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 중이다.
솔루션박스 박태하 사장은 “클라우드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직접 IT 자원을 보유하면서 운영하는 것보다 싸고, 편하고, 훨씬 믿을만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클라우드연구조합도 지난달 국내 벤처기업인 넥스알, 카이스트와 함께 국내 최초로 대학에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씨유(CCI:U, Cloud Computing Initiative for Universities)’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를 위한 테스트베드를 오픈했다.
카이스트에 마련된 ‘클라우드 R&D 테스트베드’에는 600코어의 CPU, 1TB 메모리, 300TB 이상의 스토리지 디스크 등이 구축됐으며, 넥스알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아이큐브 클라우드’와 ‘하둡’ 등이 적용, 대용량 데이터 처리 실습을 지원하게 된다.
여기엔 카이스트를 비롯해 포항공대, 고려대 등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으며, 오는 가을학기 수업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SI 3사 적극 행보=국내 대기업 계열의 IT서비스 업체들도 우선적으로 그룹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IT서비스 업체들 중에선 삼성SDS가 클라우데라사와 협력을 통해 가장 먼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이르면 10월부터 북미지역 고객사를 대상으로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개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SDS는 10월부터 북미지역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미국 뉴저지 지역에 모바일 클라우드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전개를 위해 지난 5월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SAP의 글로벌 컨퍼런스 ‘사파이어 2009’에 부스를 설치해 놓고 데모시연 및 상담을 실시한 바 있다.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는 외근이 잦은 직원들이 모바일을 통해 외부에서 접속해 ERP나 SCM, CRM 등 내부 기업정보를 활용, 원활한 업무 처리를 지원해 주는 개념으로 이미 국내에선 삼성증권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일부 적용되고 있다.
LG CNS의 경우도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제휴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마련했다.
이번에 구축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은 MS의 윈도 서버 2008 하이퍼-V, 시스템 센터 제품군 등 윈도 계열 서버를 바탕으로 구축됐으며, 향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사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당분간은 계열사 중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요금체계 등도 조만간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SK C&C 역시 이번 주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사내에 클라우드 관련 TF팀을 구성했으며, 이날 발표할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까지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제공에 초점‥기업 내부 클라우드 구축=한편 대표적인 글로벌 컴퓨팅 업체인 한국HP와 한국IBM, 한국EMC 등도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IBM은 최근 기업의 클라우드 환경에 초점을 맞춰나가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한국IBM은 ‘스마트 비즈니스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발표하며, 이중 기업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지원하는 하드웨어, 스토리지, 네트워킹, 가상화 및 서비스 관리 소프트웨어 등의 통합 패키지인 ‘클라우드버스트’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HP와 EMC의 경우 우선적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HP는 “이미 본사 차원에서 야후나 인텔과 같은 업체와 여러 프로젝트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떠한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에는 여전히 부담을 갖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인프라를 제공하는 쪽으로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HP는 최근 ‘블레이드 클라우드 매트릭스’를 발표하며 인프라 제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국HP는 최근 카이스트와 넥스알 등이 주관한 대학 클라우드 컴퓨팅 테스트베드에 x86 서버 80여대를 구축하기도 했다.
EMC 역시 태생이 스토리지 업체인 만큼 제품을 통한 인프라 제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방한한 EMC의 데니스 호프먼 수석부사장은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을 하는 양쪽 모두에게 무기를 파는 것이 가장 좋은 비즈니스”라고 설명했다.
즉, EMC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는 물론, 최종 사용자에게도 직접 인프라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펼쳐나간다는 것.
여기에 자회사인 VM웨어,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제품 출시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EMC는 현재 국내 통신사업자들과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대한 협력관계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리지 업체인 넷앱 역시 이미 야후와 페이스북 등을 포함해 10억개 이상의 고객사에 이미 클라우드 스토리지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넷앱은 다음주 경 새로운 클라우드 플랫폼인 ‘버추얼 다이내믹 데이터센터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시스코, VM웨어 등과의 협력관계도 보다 상세히 밝힐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온 클라우드 컴퓨팅의 실제 서비스들이 출시되면서 과연 국내 IT 환경을 어떤 식으로 변화시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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