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뮤지컬,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처럼 사진 찍기 어려운 환경이 또 있을까. 공연장은 기본적으로 빛이 부족한데다 사진 찍을 대상이 움직이고 촬영자와의 거리 또한 멀어 좋은 사진을 뽑아내기가 어렵다. 어떤 상황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공연장은 특히 장비 영향도 많이 받는다. 사진 촬영을 허락하는 곳도 많지 않아 연습 기회도 적다. 사진 실패율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디지털데일리>는 11일 올림푸스가 주최한 뮤지컬 출사 행사에 참석해 공연사진을 잘 찍는 노하우 5가지를 알아봤다.
◆장비 필수, 없다면 부지런해야=초점거리 80mm 이상의 망원 렌즈는 공연 사진을 찍을 때 꼭 필요한 장비다. 객석 등 지정된 장소에서만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빛이 부족한 환경이기 때문에 F값이 낮은 밝은 망원 렌즈가 있어야 사진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올림푸스 DSLR 카메라를 사용한다면 주이코 디지털 ED 50-200 F2.8-3.5나 시그마 아포 70-200mm F2.8 렌즈가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캐논이나 니콘도 F값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70-200mm 정도의 렌즈를 갖추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들 렌즈는 가격이 100~200만원대로 비싸다.
따라서 구입이 부담스럽다면 장비 렌트샵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3~5만원 정도면 고급 망원 렌즈를 하루 정도 빌려쓸 수 있다. 빌려쓰는 것도 여의치 않다면 공연장에 일찍 도착해 출연자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거리를 좁힌다.
◆셔터속도를 확보하라=공연장은 빛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사진 찍을 대상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탓에 셔터 속도를 최소 1/200초 이상 확보해야 한다. 대상이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면 1/400초로도 사진이 흔들리기 때문에 1/200초 이하로는 셔터 속도를 내리지 않는 것이 좋다.
셔터 속도를 확보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조리개를 개방하거나 ISO 감도를 보다 높이거나. 공연장처럼 어두운 환경에선 렌즈 밝기가 F2.8은 되어야 1/200초에서 적정 노출이 나온다. 초점은 동체 추적(AI 서보), 셔터는 연사 모드로 맞춰놓고 찍으면 사진 실패율은 줄어든다.
◆빛에 따른 대응 달라야=공연 촬영에는 셔터 속도 확보를 위해 셔터 우선 모드와 동체 추적, 연사 모드를 추천하지만 AF 측거점을 통한 초점 잡기와 그때그때 다른 노출 설정도 필요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웃는 표정을 짓는 인물을 촬영할 때는 의도적으로 셔터 속도를 늦추거나 조리개를 개방해 보다 밝은 결과물을 만든다. 출연자에게만 빛이 가고 배경이 검정색으로 어두울 때는 수동으로 노출 값을 낮추거나 스팟 측광 방식으로 설정한 뒤 촬영을 해야 적정 노출의 사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또 공연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려면 인물의 표정이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본 뒤 이후 행동을 예상하고 사진 찍을 지점을 미리 선점해두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플래시는 절대 터뜨리면 안 돼=공연 촬영에서 플래시는 절대 터뜨리면 안된다. 이는 실내 스포츠 경기를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플래시가 터지면 출연자의 눈이 한 순간 멀기 때문에 공연에 방해가 된다. 적외선 등 AF 보조광도 끄는 것이 좋다.
◆손에 익어야, 공연 사진 찍을 수 있는 곳=무엇보다 많이 찍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진 촬영이 허가되는 공연장은 극히 드물다. 그나마 홍대 등지의 소규모 공연장이나 라이브 카페가 사진 촬영을 허가하고 있다. 해당 공연장에 연락해 사진 촬영이 가능한 지를 미리 확인해본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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