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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벤더 무선랜사업 강화↔전문업체 “독자경쟁력 자신”

유선 대체제로 기술 적극 개발, 멀티미디어·보안 등에 강점

콜루브리스, 트라페즈, 에어디펜스 등 무선랜 전문업체들이 연이어 대형 IT업체에 인수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남지 않은 무선랜 전문업체들이 과연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모토로라 등이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한 것은 무선랜이 과거와 달리 기업의 업무용 인프라로도 손색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해 통합 네트워크 솔루션을 갖춘 이들 대형 벤더에 이미 유·무선 통합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해온 시스코, 쓰리콤, 알카텔-루슨트에 이르기까지 더욱 늘어난 대형 벤더들의 공세에 대비해 전문업체들도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루바·메루 등 몇몇 업체만 명맥 유지 = 지난해 모토로라의 심볼 인수 이후 주요 무선랜 업체들이 속속 인수당하면서 현재 무선랜 시장에는 아루바, 메루, 스트릭스 등 몇몇 업체만이 남게 됐다.

무선랜 전문업체들은 대부분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졌다. 그 전까지 루슨트·쓰리콤·시스코 등이 주도하던 상황에서, 2000년에 설립된 콜루브리스를 시작으로 아루바·에어브로드밴드·에어스페이스·트라페즈 등이 무선랜 콘트롤러(스위치)를 앞세워 성능·보안·안정성이 강화된 무선랜을 들고 나와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들 전문업체들이 내세운 새로운 방식의 무선랜은 보편적인 기술로 자리를 잡았지만, 무선랜이 유선랜을 대체하지 못하고 시장규모도 큰 성장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무선랜 전문업체들 또한 사업규모 확대 및 수익성 향상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년 사이 무선랜 시장이 급성장하고, 안정성·보안이 크게 높아지면서 단순 인터넷 접속이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인프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하자 대형 IT업체들이 무선랜 전문업체 인수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벤더, 가격·마케팅 공세 예상돼 = 이처럼 무선랜 전문업체들의 자금력 및 비즈니스 상황이 크게 향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 벤더들의 공세는 무선랜 전문업체들에게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대형 벤더가 최근의 시장성에 주목해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가격정책과 마케팅 공세를 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러한 예상에 무선랜 전문업체들은 “시장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통합 솔루션 벤더가 전문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형 업체들이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하더라도 기존 사업에 비해 무선랜의 사업 규모가 워낙 미미하다 보니 기술 개발이나 마케팅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시스코나·지멘스모토라 등이 무선랜 벤더를 인수했지만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게 전문업체들의 얘기다.

이러다 보니 기술 경쟁에서 뒤진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최근 무선랜 벤더들은 VoIP,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완벽하게 처리하고, 보안 기능을 강화하는 등 빠르게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통합 솔루션 벤더들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문업체, 시장요구에 반영한 특화기술로 승부 = 아루바코리아 김영호 사장은 “무선랜의 경우 최근 성능이나 보안과 관련한 요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단순히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쉽지 않다”면서, “전문업체들이 나름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SI 업체 관계자는 “무선랜 전문벤더들은 무선랜만으로도 유선랜과 경쟁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굉장한 노력을 쏟는 반면, 유선랜을 보유한 벤더들은 아직까지 무선을 유선의 보조기술 개념으로 바라보는 측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과거 유선랜의 보조재로서 무선랜을 보강할 때와 달리, 지금은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한 만큼 사업의 적극성이나 기술개발에 쏟는 노력 등이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HP는 IP 네트워크 분야에서 3년 안에 시스코를 따라잡겠다는 계획 속에, 최근 무선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장 흐름에 주목해 콜루브리스를 인수했다. 모토로라 또한 무선랜에서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주목해 무선랜 보안 선두업체 에어디펜스를 사들였다.

특히 HP는 콜루브리스 무선랜 스위치를 프로커브 스위치 안에 넣어 유·무선 통합스위치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콜루브리스 조윤순 사장은 “HP 인수를 계기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 영업뿐만 아니라, 기술지원과 마케팅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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