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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국가통합망④]통합망 기술, ‘재난대처·경제성’ 모두 잡아라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8-08-18 09:06:38
재난통신기능 등 고려해 ‘테트라’로 결정, 공중망 기술 ‘아이덴’은 비용 장점
국가통합망 구축사업의 타당성을 재조사하게 되면서 국가통합망을 가능케 하는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직후 국회가 ‘재난 예방관리 및 복구 시스템을 국가 최우선 순위로 설정할 것을 촉구하는 ‘국가 재해·재난방지를 위한 종합 안전대책 수립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자 당시 정보통신부는 국무조정실의 지시를 받아 3월부터 기술 검토를 시작했다.
정통부는 국내에 공중망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이덴(iDEN)과 디지털TRS의 미국 표준인 앱코(APCO), 유럽 표준인 테트라(TETRA)를 놓고 기능, 경쟁성, 주파수 활용방안, 표준 등을 놓고 검토한 결과 유럽 표준인 테트라 방식을 결정했다.
이 때 ‘기능’은 국가재난방재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경쟁성’은 독점 구조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국내 기업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무게를 두고 검토작업이 진행됐다. 특히 주파수 활용 부분에서 아이덴과 테트라는 주파수 1채널로 4명이 쓸 수 있는 데 반해, 앱코는 1명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조기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기업의 기회’라는 측면에서 KT파워텔의 아이덴망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이후 ‘재난시 신속한 대응’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결국 테트라가 채택됐다. 당시 테트라 진영은 국가적 재난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필요한 기능과 관련해 레퍼런스 및 구체적 사례를 제시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 감사원 보고서에서 국가통합망 구축사업이 독점의 우려가 높고, 너무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비용 절감 및 국내 기업의 기술 구현 정도가 높은 아이덴 기술에도 다시금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테트라(TETRA)
▶다양한 재난통신 기능이 강점 = 우선 테트라는 하나의 단말기로 이동전화, 무선 데이터 통신, 양방향 무선 호출 등이 가능하며, 1개의 주파수 채널로 1대1 개별 통신은 물론 1백 여명 이상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시속 160km 이상으로 고속 운행하는 상황에서도 선명한 통화품질과 끊어짐 없는 연결망을 제공하는 테트라는 비상시 필요한 통화 설정을 빠르게 할 수 있고, 기지국이 유실됐을 때 단말기 간 직접 통화도 가능해 공공안전 통신망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테트라는 1대1 및 1대多 보안이 우수할 뿐 아니라, 비상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여러 기능들을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DMO’는 기지국 통화권을 벗어나도 2km 거리 안에서는 단말끼리 통신을 할 수 있는 기능이며, ‘무조건 가로채기’나 ‘우선순위 통화’ 같은 기능은 긴급상황에서 필요한 통화를 즉시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GPS 기능도 제공된다.
▶이동차량 기지국, 단말기간 통화 기능도 제공 = 또, 통화그룹을 재편성하는 기능도 우수해 비상사태에서 쉽게 여러 공공기관들을 묶어 하나의 통화그룹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재난 관련 기관들이 한 번의 통화로 신속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이 밖에 통화권이 확보되지 않은 재난 및 위급 지역에서는 ‘이동차량 기지국’을 활용해 일사불란한 무선통신 지휘 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동차량 기지국은 재난 발생시 5분 안에 통신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어 발빠르게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준다.
테트라는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 TRS와 비교했을 대 높은 통화 품질과 보안 성능을 제공하며, 기지국 및 단말기가 소형화됐다. 또, 단말기 간 통화 및 주파수 이용 효율 향상 등 기술 면에서 여러 부분이 향상됐다.
특히 범국가 차원의 비상통신망에서는 보안이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유·무선 구간의 통신보안이 기존 아날로그TRS나 VHF, UHF 방식의 무선통신망에 비해 크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이덴(iDEN)
▶저렴한 비용으로 음성·데이터 통신 = 1994년 처음 선을 보인 모토로라의 아이덴은 여러 가지 장비를 갖출 필요 없이 이동 통신 사용자가 데이터와 사람에게 즉시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무선통신 기술이다.
양방향 무선 통신, 영문·숫자 메시지 및 데이터·팩스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버튼만 누르면 수많은 사람들과 회의통화를 할 수 있어 시간 및 고비용의 통신료를 줄일 수 있다. 또, GPS 기능과 600개까지 입력할 수 있는 전화번호부, 사용자 지정 착신 멜로디 등의 기능도 제공된다.
국내에서는 전국망 사업자인 KT파워텔이 기지국 및 중계기 총 1304대를 전국에 설치·운영하고 있는데, 이처럼 기존에 설치돼 있는 시설을 활용하고 여기에 수백억원 정도를 투자해 음영지역을 보강하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재난통신망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덴 진영의 설명이다.
기술자립도도 높아 KT파워텔이 전국망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41가지 장비 가운데 24가지가 이미 국산화돼 있다.
▶재난통신망에도 이용 가능해 = 일부 나라들에서는 공중망 용도 외에 재난통신 기술로도 아이덴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 이스라엘, 캐나다 등 공중망 TRS가 활성화돼 있는 나라들이 좋은 예다.
미국의 경우는 통합 재해재난망이 구축돼 있지는 않지만, 공중망을 FBI, 군, 대다수의 공공기관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재해재난 통신수단으로도 운영된다. 카트리나 태풍, 9.11사태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부분적으로 통합무선통신망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모든 군과 경찰이 아이덴 공중망을 활용하고 있는데, 정부기관·경찰·군이 모두 공중망을 사용하면서 각자의 필요에 맞는 데이터솔루션을 개발해서 사용한다. 캐나다 또한 경찰 및 관공서에서 공중망을 활용하고 있다.
보안 측면에서도 허술하지 않다는 것이 KT파워텔의 설명이다. 같은 지역에서 여러 기지국 중 어느 곳과 통화할지 알 수 없고, 같은 기지국 안에서도 3개 이상의 무선 주파수 중 유휴 채널을 이용해 통화를 하므로 정확히 어느 통신경로를 이용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송되는 정보 또한 압축된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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