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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이건희 회장 떠난 '삼성호' 미래는?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8-04-22 12:07:58
계열사 책임 경영 확대…후속 인사 '관심'
22일 삼성이 발표한 경영쇄신안의 핵심은 '이건희 회장의 퇴진'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한 일체의 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최고 전략가가 물러나는 것이다.
이 회장을 도와 삼성그룹을 이끌었던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도 사임키로 했다.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 '전략기획실'도 해체한다.
삼성은 이같은 쇄신안 내용을 6월말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하고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기획실 해체…계열사 자율권 확대=삼성그룹은 총 59개 계열사에 25만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국내 최대 그룹이다. 전략기획실은 59개 계열사가 역할 조정을 담당해왔다.
이학수 부회장은 "계열사별 책임 경영이 어느 정도 확립돼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새로 신설되는 업무지원실은 사장단 회의 지원, 그룹 대변 등의 역할만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하고 있는 경영공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이 당장 퇴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는 6월말까지 남은 업무를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계열사별 책임 경영 역시 이전부터 시행왔다.
이번 쇄신안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충격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 특검에서 언급된 주요 인사들이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경영투명성이 확보돼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제시됐다.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문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다시 한번 거론돼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권 문제는 뇌관으로 남아있게 됐다.
◆그룹 1,2인자 공석…후속 인사 관심=한편 이번 쇄신안 발표에 따른 후속인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 1인자와 2인자가 모두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또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 역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당분간 그룹 대표 업무는 삼성생명 이수빈 회장이 담당키로 했지만 책임경영을 위해서는 후속인사를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윤종용 부회장이 대표 역할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큰 공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 총괄 사장의 책임 경영도 자리잡은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5월 인사에 바로 반영될 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CCO에서 물러난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도 불확실해졌다. 일단 이 전무는 해외 사업을 담당하며 경영권 수업을 계속한다. 하지만 무조건 이 전무로의 승계가 예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삼성의 입장.
이 부회장은 "자질이 없는데 무조건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재앙이라는 것이 이건희 회장의 생각"이라며 "경영 수업을 하며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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