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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급한데 콜옵션 잡음 휩싸인 롯데손보…우리·신한·하나 등 금융지주사들 '시큰둥'

ⓒ롯데손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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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권 조기상환(콜옵션) 문제로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현재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잠재 매수 후보군인 금융지주들은 롯데손보 인수에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롯데손보의 재무 안정성과 실적을 고려할 때 JKL파트너스가 요구하는 몸값이 과하다는 판단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 12일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전면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8일 롯데손보는 5년 전 발행한 후순위채의 콜옵션을 행사하고자 공식적으로 상환 절차를 개시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지급여력비율(K-ICS) 저하로 인해 조기상환 요건을 미충족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당국의 압박에 롯데손보가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처럼 롯데손보가 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콜옵션을 추진했던 것에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추진하고 있는 M&A와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 주류 의견이다.

지난 2019년 6월 JKL파트너스는 롯데그룹으로부터 3734억원에 롯데손보 지분 53.49%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10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현재 수준인 77.04%까지 끌어올렸다.

통상 사모펀드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4~5년에 걸친 엑시트 플랜(출구전략)을 추구한다. 그러나 JKL파트너스는 6년 가까이 롯데손보를 보유하고 있어 통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외형상 부채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단기 실적에 있어 압박감을 덜 느낄 수 있다. 한 마디로 매각 협상력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콜옵션이 불발됨에 따라 JKL파트너스의 M&A 협상력이 낮아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 안정성 이슈가 부각되고 당국과의 불화가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인수자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매수 후보로 거론됐던 주요 금융지주들은 롯데손보 인수에 선을 긋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작년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우리금융은 롯데손보를 자회사로 들여올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은행에 편중된 포트폴리오 부담을 어느정도 덜게 됐다"며 "지금은 새로운 보험사를 인수할 게 아니라 두 생보사를 물리적, 화학적으로 그룹과 잘 결합하는 데 주력할 때"고 말했다.

손해보험 부문 보강이 시급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측도 "당장은 롯데손보를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둘러 롯데손보를 팔기 위해 JKL파트너스가 인수가를 낮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재무 이슈가 부각되고 있고 실적 또한 하락세에 있어 금융지주들이 눈독을 들일진 의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2조원이 넘는 몸값으로 인해 우리금융조차도 예비입찰에서 발을 뗐다"며 "올해 재무, 실적 면에서 새롭게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몸값이 1조원 밑으로 내려간다 하더라도 금융지주들이 입찰에 참여할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손보 측은 콜옵션 행사와 M&A는 서로 연관성이 없다며 업계의 의견을 부인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콜옵션은 주주사인 JKL파트너스와는 관련이 없다"며 "순수하게 투자자 보호와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당사의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에 행사를 고려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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