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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양식품, 명동역 부근으로 본사 이전…"불닭 글로벌 허브 세운다"

[ⓒ삼양식품]
[ⓒ삼양식품]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삼양식품이 60여 년간 지켜온 성북구 하월곡동 시대를 마감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한 서울 명동으로 본사를 옮긴다.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라면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삼양식품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된다.

16일 복수의 유통·부동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양식품(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은 명동역 인근 부지를 확보하고, 이곳에 이전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본사 업무용 빌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향후 해외 사업 및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하월곡동 본사. [ⓒ삼양식품]
삼양식품 하월곡동 본사. [ⓒ삼양식품]

1961년 창립 이후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60여년간 터를 잡아온 삼양식품이 본사를 이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급증세와 맞물려 상징성과 실리를 동시에 노린 공격적 확장 수순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40억원, 매출 529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매출은 37%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7% 늘어난 424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다. 지난해 2분기 3000억원을 돌파한 지 불과 세 분기 만에 4000억원 선을 넘겼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확산세가 실적을 이끌었다. 미국 법인 '삼양아메리카'는 1분기 매출 9100만 달러(약 1271억원)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하며 닛신, 마루찬 등과 함께 라면 매출 상위권에 올랐고, 크로거·타겟 등 미국 내 주요 유통망으로도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법인도 매출 1182억원(6억1000만 위안)으로 22% 성장했고, 지난해 설립된 유럽 법인은 250억원(1600만 유로) 매출을 기록하며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양식품의 본사 이전은 브랜드의 세계화 거점을 새로 구축하는 작업으로 읽힌다. 특히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몰리고 있는 명동에 본사를 세우는 것은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삼양식품은 경영 체제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주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본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관세 이슈 등 글로벌 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급성장 중인 해외 사업 확장을 직접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명동 이전은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자, 불닭 브랜드를 '글로벌 K-푸드'로 확실히 각인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실적뿐 아니라 브랜드 중심 전략에서도 삼양식품은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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