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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청, '보안 논란' 인상 지우기 한창…'글로벌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박차

삼성·LG 의장사로 활약하는 CSA '매터' 표준 도입…유기적 연결 강조

매터 로고 [ⓒCSA 공식 X 계정]
매터 로고 [ⓒCSA 공식 X 계정]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인 로보락과 에코백스가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인 '매터(Matter)' 표준을 최근 일괄 도입했다. 그간 중국 로봇청소기를 둘러싸고 제기된 개인 정보 유출 및 보안 우려를 지우는 동시에, 최근 본격 성장세를 보이는 스마트홈 산업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다.

10일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 에코백스는 스마트 기기 호환성 확대를 위해 스마트홈 통합 표준 프로토콜 매터를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자국 경쟁사인 로보락이 전날 매터 표준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에코백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매터를 자사 로봇청소기 모델에 도입해 왔다. 지원 모델은 디봇(DEEBOT) X8, X2, X2 콤보 등 주요 플래그십 라인이며, 최신 버전인 매터1.4를 적용받는다. 이후에는 T50, 580, X9 시리즈도 순차 매터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매터 표준에 기반해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제품과 연동되는 대표적인 글로벌 플랫폼은 애플홈과 구글홈이다. 예를 들어 애플 기기에서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Siri)에 음성 명령으로 로봇청소기로 특정 구역 청소 및 충전, 청소 예약 등을 지시할 수 있는 식이다.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로보락은 이달 1일부터 매터 표준을 플래그십 로봇청소기에 적용해 왔다. 주요 플래그십인 S9 맥스V 울트라 및 맥스V 슬림은 오늘 중으로 매터1.4 펌웨어 업데이트가 완료된다. 향후에는 지난해 플래그십인 S8 맥스V 울트라를 비롯해 큐레보 커브 등에도 매터를 도입하고, 그 외 모델에도 매터 지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매터 표준으로 로보락과 연동되는 대표 플랫폼은 애플홈, 구글홈, 아마존 알렉사다. 애플 기기의 경우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홈팟 등 다양한 기기에서 로보락 로봇청소기 자동화 설정 및 음성 제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로보락 관계자는 매터 표준 적용 이유에 대해 "자사는 스마트홈 환경에서의 연결성과 사용성 및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과의 호환성과 통합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매터 표준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로보락의 제품 전략과도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방향"이라면서, "로봇청소기 플래그십부터 선제적으로 매터를 지원할 예정이고, 아직 세탁건조기 등 가전 제품 도입은 의논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매터는 국제 표준 단체인 커넥티비티 스탠더드 얼라이언스(CSA)가 개발한 스마트홈 통합 표준이다. 그간 각 기업마다 기기 연결 방식이 달라 사물인터넷(IoT) 기기 연동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매터는 스마트홈 시장 성장을 가로막던 브랜드 간 호환성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매터 표준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속해 있다. 같은 생태계 내에 있는 브랜드라면 매터 표준만으로 손쉽게 스마트 기기를 연결해 쓸 수 있게 된다.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사들은 매터 표준 지원을 통해 해당 생태계 기업들과의 협력을 넓히고,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로보락 S9 맥스V 울트라
로보락 S9 맥스V 울트라

특히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촉발된 AI 경쟁이 가전까지 이어지면서, 스마트홈 산업도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 기기까지 AI가 지원돼 사용 편의성이 확대됐고, 무엇보다 스마트폰 등을 구심점 삼아 상호 운용성이 향상된 것이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348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오는 2028년 231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사들은 매터 기반 연동 플랫폼 가운데, 애플홈을 강조한다.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자사 로봇청소기의 연동을 통해 애플의 충성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이끌기 위한 계산이다. 나아가 애플 기기 사용자가 많은 북미 및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로보락·에코백스는 매터 지원을 통해 중국 로봇청소기에 꼬리표처럼 뒤따르던 개인정보 유출 및 보안 논란 잠재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매터 도입을 밝히면서 로보락은 '철저한 보안'을, 에코백스는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홈 경험'을 지원 배경으로 꼽기도 했다.

로보락 로봇청소기를 앱과 연동해 사용하는 모습. [로보락 홈페이지 갈무리]
로보락 로봇청소기를 앱과 연동해 사용하는 모습. [로보락 홈페이지 갈무리]

매터 표준은 다양한 기업의 기기를 연결하는 만큼, 기기 내 로컬 통신 및 블록체인 프로세스 등을 통해 강력한 보안 체계를 갖췄다. 특히 CSA 의장사인 삼성전자, LG전자,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매터 표준 설정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CSA 의장사들은 안건 제출부터 토의 등 다양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데, 새로운 버전의 매터 표준을 만들 때도 해당 의장사들의 승인이 있어야만 한다.

중국 제조사들은 깐깐한 매터 표준에 부합했다는 점을 내세워 보안과 관련한 우려를 불식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매터 표준을 통해 각각 삼성전자·LG전자의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LG씽큐와 중국산 로봇청소기와의 연동 기반도 마련해 국내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백스 관계자는 "매터 공식 지원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더 간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IoT 플랫폼과의 호환성을 확대해 지능형 홈 클리닝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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