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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 개척한 위메이드, 이번에도 위기 극복할까

김석환 위메이드 싱가포르 대표가 위믹스 탈취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위메이드가 또 한 번 중대한 고비에 직면했다. 지난 2월28일,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의 브릿지 볼트가 해킹을 당하면서 약 80억원 규모의 위믹스(WEMIX) 토큰이 유출됐다. 즉각적인 대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거래소들이 위믹스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재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다. 위메이드가 발 빠르게 후속 조치를 내놓으며 피해 최소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회사는 피해 규모를 상회하는 토큰을 시장에서 매입하겠다고 밝혔고, 해킹 경로와 로직, 키 전면 교체는 물론 인프라 이전까지 단행했다. 외부 보안 전문가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모니터링 체계도 재정비하겠다는 로드맵 또한 내놨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해킹 피해 공시가 늦은 점은 아쉽지만, 사태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피해 수습 대응은 합리적이었다. 내부 실수까지 공개하면서 최대한 투명한 자세로 사태에 임하는 모습”이라며 “과거와는 다르게 상장 폐지 이슈에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위기 대응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불모지에서 가장 먼저 땅을 고르고 판을 짠 개척자였다. 블록체인이 게임 산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던 2018년부터 위믹스를 국내외 거래소에 상장시키며 고초를 자처했다.

2020년에는 자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에 블록체인 기술을 덧입힌 ‘미르4 글로벌’을 출시했다. 게임 내 자산을 실물처럼 거래할 수 있는 P&E(Play and Earn) 모델을 본격 도입한 이 작품은 글로벌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유저 간 경제 시스템의 구조를 바꿨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이후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 ‘위믹스 3.0’을 출범시키고, NFT(대체 불가능 토큰) 플랫폼 ‘나일(NILE)’, 디파이 서비스 ‘위믹스 파이’, 다양한 게임을 온보딩한 ‘위믹스 플레이’까지 내세우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냈다. 단순한 토큰 연동을 넘어서, 게임 중심 블록체인 플랫폼을 가장 활발하게 상용화한 국내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위믹스플레이]

잇따른 시도는 위기를 동반했지만, 동시에 사업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말 발생한 상장폐지 사태다. 위믹스는 유통량 공시 문제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일제히 퇴출됐고, 프로젝트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위메이드는 재단 보유 물량 소각·유통 구조 정비·외부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섰고, 이듬해 업비트를 제외한 거래소 재상장에 성공했다.

상장폐지 사태는 위메이드에게 뼈아픈 타격이었지만, 동시에 블록체인 사업 전반을 되돌아보고 체질을 정비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렇게 고도화된 시스템은 2023년 4월,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장르 특성상 아시아권에 편중된 수요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지만, 위믹스 기반 토큰 이코노미를 결합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의 누적 이용자는 300만명, 누적 매출은 2000억원이다.

한편 이번 해킹 사태는 위메이드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2월 국내에 출시해 흥행한 MMORPG ‘레전드오브이미르’를 연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게임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위믹스 생태계의 회복 여부는 곧 향후 사업 방향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책임경영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선 주주총회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내부 보안 강화 및 생태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더욱 견고한 보안 시스템과 투자자 보호 정책을 마련해 신뢰받는 블록체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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