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오류 수정 기술이 완성되는 시점이 되면 AI 분야에서 챗GPT가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큰 변화가 양자컴퓨팅에서도 일어날 것입니다. 3년 내 일부 분야에선 양자우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IBM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표창희 한국IBM 및 아태지역 퀀텀 엔터프라이즈 영업 총괄상무는 양자컴퓨팅 기술 미래에 대한 시각을 밝혔다.
양자컴퓨팅은 최근 인공지능(AI)에 이어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기술로 부상했다. IBM은 50년 가까이 양자컴퓨팅 연구를 이어왔으며, 2016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하며 업계를 선도해 왔다.
양자컴퓨팅이 대중 관심을 받게 된 배경으로 표 상무는 “기술 발전이 가시화되고, 산업 활용 가능성이 대두됐으며 미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양자컴퓨팅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더 많은 큐비트’보다 ‘더 정확한 연산’이 중요=양자컴퓨팅 성능을 논할 땐 일반적으로 ‘큐비트 수’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IBM은 이보다 더 종합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IBM은 2023년 1121큐비트 단일칩 양자 프로세서 ‘콘도르’를 개발했다. 기술적으로는 수천 큐비트 규모 시스템을 만들 역량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표 상무는 “단순히 큐비트 수만 늘리는 것은 진정한 양자컴퓨팅 가치를 실현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며 “큐비트 수도 중요하지만,큐비트 간 에러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연산 게이트 속도는 얼마나 빠른지 등 세 가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IBM 최신 로드맵을 보면 IBM은 2029년 200개 논리적 큐비트와 1억 게이트 연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드웨어에 구현된 물리적 큐비트보다 숫자는 작지만, 오류 수정 기술을 통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논리적 큐비트에 더 집중하고 있다.
IBM은 2028년까지 ‘오류 완화’ 기술에 집중하고, 2029년부터는 완전한 ‘오류 수정’ 단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는 외부 환경이나 온도에 매우 민감해 계산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이런 오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수정하는 기술이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결정짓는 핵심이 된다. 양자상태 불안정성으로 오류가 해결되지 않으면 계산 결과가 틀려져 복잡한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진다.
◆ IBM, 모듈화 전략 …단일칩 대신 ‘연결된 안정적 칩’ 강조 =IBM이 최근 발표한 ‘헤론(Heron)’ 프로세서 기술은 여러 칩을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게 하는 모듈화 방식을 채택했다. 표 상무는 “단일 칩에 큐비트를 많이 집적하는 방식보다 안정적인 칩 여러 개를 병렬 구조로 연결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며 “연내 7개 헤론 칩을 묶어 1092큐비트 모듈형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모듈화 기술엔 ‘플라밍고’와 ‘크로스빌’ 기술이 적용됐다. 플라밍고는 여러 개 칩을 하나로 묶어 마치 하나의 양자 시스템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이다. 표 상무는 “이런 병렬 구조 방식은 향후 10만 큐비트 이상 대규모 시스템으로 확장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라며 “칩 밖에서 이웃한 칩들과 연결할 때 오류를 최소화하고 하나의 칩처럼 움직이게 하는 이 기술은 IBM만이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IBM은 ‘퀀텀-센트릭 슈퍼컴퓨터’ 접근법도 개발 중이다. 이는 기존 고성능 컴퓨터(HPC)와 양자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하이브리드 워크플로우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팅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살려 함께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양자우위 달성이라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표 상무는 “각 컴퓨팅 방식이 잘하는 영역이 있다”며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통해 기존 슈퍼컴퓨터가 잘하는 문제 해결과 양자컴퓨터가 잘하는 복잡한 계산을 결합함으로써 더 효율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BM은 이미 일본 최대 연구기관 이화학연구소와 협력해 이러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현했다.
◆ ‘3년 내 양자 우위’ 현실화...수익 모델도 다각화=표 상무는 “공식적으로는 2029년이 오류 수정 단계지만, 내부적으로는 3년 안에 일부 분야에서 양자 우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 우위’란 기존 고전적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거나 비현실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합리적인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을 의미한다.
현재 양자컴퓨팅은 금융‧제약‧항공‧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진 오류 발생 가능성 때문에 여러 번 반복 연산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효율성이 높진 않다.
가령 보험사는 상품 미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100년치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하는데 45시간 이상 걸리고, 중간에 오류가 나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양자컴퓨터를 통해 이런 계산을 수초 내에 처리할 수 있게 되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된다. 실제 델타항공은 게이트 위치 최적화, BMW와 폭스바겐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재 개발 등을 위해 IBM과 협력해 양자컴퓨팅을 활용하고 있다.
IBM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표 상무는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지만 기업고객을 위한 구독 기반 ‘프리미어 액세스’나 사용량 기반 결제 모델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IBM은 ‘퀀텀 엑셀러레이터’라는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기업 난제 해결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양자컴퓨팅 활용에 필요한 알고리즘 개발과 문제 해결 방법까지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다.
표 상무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팅 분야에 약 550억달러(약 80조원)가 투자됐고, 기업들 연평균 지출 성장률은 약 48%에 달한다. IBM은 국내에서도 양자컴퓨팅 생태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등 학계와 협력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서울대학교 등과 함께 10년 동안 4만명 양자 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전 세계적으로 65만명이 IBM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약 250개 이상 기업과 기관이 ‘IBM 퀀텀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양자컴퓨팅 중요성을 인식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표 상무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미리 준비하는 그룹이 앞으로 발생할 가치의 90%를 가져갈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기술이 워낙 빨리 발전하고 있어 로드맵도 계속 앞당겨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업들도 양자컴퓨팅 관련 역량과 경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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