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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질주' 곽노정 체제 재확인…안정 속 전진 택한 'SK하이닉스' [소부장반차장]

27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곽노정 대표이사. [ⓒSK하이닉스]
27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곽노정 대표이사. [ⓒSK하이닉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겠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27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올해도 HBM 중심의 AI 메모리 전략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곽 대표는 재무 건전성 확보와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 HBM 중심 AI 메모리 경쟁력 강화를 재차 천명하며 '안정 속 전진'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제77기 재무제표 승인 ▲곽노정 사내이사 선임 ▲한명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상정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곽 대표는 "지난 다운턴 기간 동안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체력을 강화했다"며, "올해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HBM과 eSSD 수요에 대응해 Full Stack AI Memory Provider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E 8단·12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HBM4 12단 양산도 예고한 상태다.

미국 주요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시장 내 위상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재확인했다. 곽 대표는 "2025년 HBM 물량은 이미 판매 완료됐고, 2026년 물량도 상반기 내 고객사 협의를 마칠 예정"이라며, "AI 성장의 출발점인 미국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선도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 수요 증대에 맞춰 SoCAMM, QLC 기반 고용량 eSSD, 온디바이스용 LP-CAMM2 및 UFS 5.0 등 다양한 제품군을 확대해 시장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곽 대표는 "CXL, PIM 등 차세대 기술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AI 메모리 전 제품군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최대실적 달성과 올해도 HBM 판매 물량을 상당수 판매하는 등의 소식으로, 주총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다. 다만,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불만섞인 질의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도 배당이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27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현장. [ⓒSK하이닉스]
27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현장. [ⓒSK하이닉스]


이에 대해 곽 대표는 "메모리 사업은 사이클에 따라 변동성이 큰 구조로, 재무 건전성 확보가 우선 과제였다"며 "올해부터 적용된 신규 환원 정책을 기반으로 재무 안정성이 확보되면 추가 환원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회사는 프리캐시플로우의 50%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 정책이 종료되는 시점에 재무 상황을 고려해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중국 생산시설 운영 방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곽 대표는 "중국은 SK하이닉스의 주요 생산 거점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 대응 차원에서도 중요한 지역"이라며 "미국 정부의 규제 범위 내에서 고객 수요와 수익성을 고려해 지속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위해 국내외 신규 팹 조성을 준비 중임을 밝히며, 청주 M15X에 이어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 중인 패키징 공장 외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최근 낸드·D램 가격 인상 신호를 보낸 데 대해선 "우리는 고객에 직접 서신을 보내지 않을 방침이며,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고객 맞춤형 공급 구조를 바탕으로 기존 커머디티 메모리와 다른 방식으로 HBM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며 "1C 나노 DDR5, LPDDR5X, 321단 낸드까지 초격차 기술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도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Full Stack AI Memory Provider로 자리매김해 새로운 도약의 성과를 주주 여러분께 돌려드리겠다"며 주주들의 신뢰와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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