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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신동원 농심 회장 "주주가치 제고 노력"…주주들 "주가 왜 제자리?"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농심이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글로벌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정작 주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삼양식품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현실, 수익성 악화, 구조적 한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며, 한 주주는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 없이는 더 이상 성장은 어렵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병학 농심 사장은 이날 서울 본사에서 열린 제61기 주주총회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두 배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체인지 & 챌린지(Global Change & Challenge)'를 올해 경영 기조로 내세우며, ▲국내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 ▲유럽 판매법인 설립 ▲녹산 수출전용공장(2026년 2분기 가동 예정) ▲해외 매출 비중 61% 확대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주주는 "농심은 15년 전 주가가 35만~45만원대였지만 지금은 42만 원으로 오히려 후퇴한 반면 동종업계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2만원대였던 주가가 90만원까지 치솟았다”며 “농심도 충분한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내부 구조적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이 주주는 특히 낮은 영업이익률의 원인을 가족기업 중심의 구조로 지목했다. 그는 "농심은 밀가루 제분, 스프 제조, 포장, 광고, 마케팅 등 핵심 공정이 가족 계열사에 분산돼 있다"며 "이로 인해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과도한 광고비 집행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수년간 4~5%대에 머물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 개혁하려는 분위기조차 부족하다"며, 경영진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렵다. 근본적인 경영 체계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주주들은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적극적인 IR(투자자 대상 홍보) 활동 ▲액면분할 등 주주친화적 경영 부족도 문제로 꼽았다. 주주는 "글로벌 기업들은 주주와 소통하며 가치를 높여가는 데 반해, 농심은 여전히 폐쇄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신동원 회장 일가의 가족 기업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동원 회장은 주주 일침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셨으니, 가능하면 얘기해주신 쪽으로 경영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시에 따르면 신동원 회장은 지난해 총 17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2024년도 신 회장에게 급여 15억8460만원, 상여 1억4370만원, 기타 근로소득 4432만원 등 총 17억3273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도 수령액(16억8971만 원)보다 약 2.5% 증가한 금액이다.

이병학 사장은 같은 기간 총 7억336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는 6억5959만원, 상여는 7100만원, 기타 근로소득은 301만원이었다. 황청용 부사장의 연간 보수는 총 5억3064만원으로, 급여 4억7604만원, 상여 5710만원, 기타 근로소득 290만원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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