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이제는 ‘시청률’이라는 단어를 버려달라. 시청자들의 행동 데이터를 시청률만으로 수집 가능한 시대가 아니다.”
황성연 닐슨코리아 방송버티컬 리더는 13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개최된 ‘유료방송 생태계 발전과 통합시청률조사의 제도화 방안’ 세미나 토론 세션에서 새로운 시청 데이터 지표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역설했다.
황 박사는 “‘시청률’이라고 불리던 것은 TV의 실시간 송출을 기준으로 측정해 왔던 것”이라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모바일이나 PC 환경을 넘어 TV까지 넘어오면서 지금까지 측정한 기준들을 모두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시청률이 아니라 ‘시청지표’라 해야 한다”며 “스트리밍 서비스나 VOD 서비스는 시청률처럼 시간으로 판단할 수 없기에 시청률, 시청자 수, 시청 시간, 등 모든 지표에 대한 정의를 다시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박사에 따르면, 시청률 분석 전문 기업 닐슨도 미디어 환경 변화를 고려해 ‘스트리미터’라는 새로운 지표를 도입하기로 했다. OTT나 VOD, 방송 콘텐츠를 막론하고 TV로 시청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추적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것이 황 박사 설명이다.
김유정 MBC 전문연구위원도 다양한 시청 환경에 따른 새로운 시청 데이터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방송 광고 시장 생태계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콘텐츠 제공자들이 적정한 광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표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콘텐츠 이용 데이터를 노출(시청)에만 중심을 두고 살펴봤다면, 이제는 시청 이후 행동(광고 시청에 따른 구매)까지 구분해서 단계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행동을 수치화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다만, 플랫폼 자체에서 집계하는 데이터는 지표들은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를 핵심 지표로 삼는 것에는 많은 우려가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윤소라 한양대학교 박사 또한 신뢰도 높은 시청 데이터를 산출하고 집계하기 위해서는 개별 사업자가 아닌, 독립된 3자에 의해야 한다고 봤다. 콘텐츠 생산자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데이터는 객관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올바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박사는 “ CJ ENM이 마련한 ‘콘텐츠 파워 인덱스(CPI)’ 지표를 비롯한 신규 지표들이 모두 공신력을 얻지 못한 것은 이들이 모두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사업자들이기 때문”이라며 “새롭게 정립돼야 할 시청 데이터는 독립된 제 3사의 조사 기관이어야 하며, 한국 시장 특성상 정부 기관 위임을 받은 기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훈 계명대 교수는 다양한 시청 데이터를 통합한 ‘통합시청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미디어 생태계 각계의 이해 관계가 충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견을 좁히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교수는 “관(정부)이 주도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출범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여년 전부터 출범 여부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아직까지 실현된 부분은 없다. 최근에는 오히려 통합 시청률이 필요하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헌율 고려대학교 교수는 “방송 시장 데이터의 새로운 심판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 같다”며 “방송 광고 시장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고, 그런 상황 속에서 그나마 가장 존중받을 수 있는 심판은 누구일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통합 시청지표 산출·활용을 위한 전담기구를 구축해 ▲데이터 수집 확보 ▲데이터 신뢰성 확보 ▲데이터 거래 활용 측면에서 정부와 사업자 간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실증사업을 통해 참여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측정기술을 고도화하고 민간에 권리를 주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유승철 교수는 “산업 협력이 지속가능하려면 일회성이 아니라 상설 협의 기구 형로 제도화가 필요하다”라며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축해 산업 전반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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