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과 둔화 기조에 들어서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11월 발표한 ‘2025년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이 3% 내외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 신행정부 출범 등의 영향으로 국가별 성장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AI를 포함한 기술 혁신 등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래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CEO의 비밀무기’라고도 불리는 ‘최고수익책임자(CRO)’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CRO는 기업 내에서 영업, 마케팅, 재무 등 부문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점검하며 수익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비즈니스 수익성을 개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CRO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최근 AI 에이전트 등장과 함께 그 역할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 CRO는 AI 에이전트와 함께 반복적이거나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하고 보다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가령 영업 사원을 대신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잠재 고객과의 미팅을 예약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은 물론, 신규 영업사원 대상 맞춤형 교육 제공 등 영역에서도 AI 에이전트는 다양한 효과와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AI 에이전트를 도입하여 기업의 수익성과 생산성 향상을 실현하고 있다.
북미 시장 대표적인 에듀테크 기업, 카네기러닝(Carnegie Learning)은 인수합병과 온라인 학습 수요의 급증으로 약 300% 사업 성장을 이루었으며, 이에 따른 업무 프로세스 최적화가 시급했다. 이에 카네기러닝은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AI가 생성한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화된 영업 전략을 구상하고, 거래 금액, 과거 미팅 내역, 주요 연락처 등 핵심 데이터를 신속하게 파악해 업무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카네기러닝 영업 담당자는 고객 정보 조회에 소요되던 시간이 최대 1시간에서 5~10분으로 약 92% 단축됐으며, 이는 영업 승률 향상과 거래 주기 단축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글로벌 학술 출판사 ‘와일리’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고객 문의를 자동으로 처리함으로써 고객 문제 해결률을 4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AI 에이전트는 와일리 지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을 제공하고 회원가입, 결제 관련 문의에 적절한 해결책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와 같은 디지털 레이버 플랫폼은 사람의 업무를 대신해주는 것을 넘어 기업의 실질적인 투자수익률(ROI) 향상을 견인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글로벌 사례들과 같이, 국내에서도 비즈니스 수익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 중 ‘AI’ 언급 빈도가 지난해 18위에서 약 9계단 상승한 9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이제 AI 기술을 검토하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도출을 위한 AI 기술 도입 및 활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중에서도 AI 에이전트는 전 세계 시장 AI 혁신의 패러다임 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CRO 역할은 이제 단순히 수익성 확대를 넘어, AI를 기반으로 임직원들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객 기대를 초과하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도전이자 기회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파도의 중심에서 CRO는 AI와 기술이라는 나침반을 손에 쥐고, 기업의 경쟁력과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 위한 항로를 끊임없이 탐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손부한 /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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