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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후' 앱으로 보이스피싱 탐지 99%…"올 상반기 딥보이스까지”

ICT 규제 샌드박스 통한 실증특례…통신사 유일 AI로 성문·목소리 유사도 비교

왼쪽부터 김준래 KT AX혁신지원본부 커스터머부문 고객보호담당(상무), 김수영 KT AX혁신지원본부 고객인식개선팀 팀장, 고승태 브이피(VP) 후후플랫폼기획팀 과장. [ⓒ KT]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후후 앱을 다운로드한 700만 이용자 가운데,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후후 통화녹음 앱을 받은 사람은 지난주까지 보름 동안 누적으로 8만명 정도로 집계됐어요. 1월22일 상용화 시점부터 총 72만건의 트래픽이 발생했고 보이스피싱 탐지와 관련해 600건 정도의 알림이 있었죠."

고승태 브이피(VP) 후후플랫폼기획팀 과장은 지난 6일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KT가 후후 통화녹음 앱을 통해 상용화한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에 대한 성과다. 해당 통화 녹음 앱은 후후 앱 내 설치 메뉴나 '원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 버전은 별도 업로드될 예정이며, iOS의 경우 추후 고도화 과정을 거쳐 출시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후후 운영사 브이피(VP)가 선보인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는 AI가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단하고, 고객에게 즉시 주의를 주는 보안 솔루션 형태로 개발됐다.

후후 통화녹음 앱이 깔린 스마트폰에 전화가 오면 AI가 150음절을 감지하고 학습된 2만1000여개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단계를 탐지한다. 통화 내용에 따라 주의 단계에선 노란 배경의 알림창이 뜨고,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높은 위험 단계에선 경찰이나 금융감독원 신고를 권고하는 메시지가 담긴 빨간색의 알림창이 뜨게 된다.

이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수집한 범죄자 성문(목소리 지문) '그놈 목소리'를 통해 학습·개발한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앞서 금감원은 수 만건의 피해 음성통화 녹음 중 선별된 2만1000여건을 국립과학수사원(이하 국과수)을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비식별화를 거쳐 지난해 7월 이동통신 3사에 제공한 바 있다.

후후 통화녹음 앱을 통해 AI로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는 과정. 보이스피싱으로 판단되면 경고 문구가 담긴 빨간색 팝업창이 뜬다. [ⓒ KT]


이용자가 앱 내에서 '신고' 버튼을 누르게 되면 ▲기관·지인 사칭 ▲대출사기 ▲협박형 ▲기타 등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후 최종 신고하게 되면 해당 데이터는 국과수로 전송되고 그 곳에서 비식별화를 거쳐 KT로 개인정보가 제거된 정보가 도착한다. 이를 통해 국과수는 새로운 '그놈(보이스피싱 가해자)'의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고 KT는 AI 학습을 통해 보다 정교하게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는데 활용하게 된다.

앞서 KT는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를 위해 상용화 4개월 전부터 매일 사내 전문가 베타테스트를 거쳤고, 대고객 베타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이를 통해 KT와 VP는 기본 탐지 기준을 150음절(시간 상 1~2분30초 가량) 및 연락처에 없는 번호로 설정했다.

고승태 브이피(VP) 후후플랫폼기획팀 과장은 "상용화 후 지난 보름 간 후후 앱을 통한 수·발신 데이터는 72만건이었는데, (보이스피싱 관련) 탐지된 케이스는 600건 정도"라며 "600건엔 주의(노란색 알림 팝업)가 뜬 후 계속 끊지 않고 통화가 계속되는 중에 빨갛게 경고 팝업이 뜨는 것까지 모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KT AX혁신지원본부 고객보호담당 고객인식개선팀 차장은 "첨언을 하자면 저희가 150음절을 설정하게 된 것은 어느 선에서 탐지 기준을 정하는 것이 적당할 지 찾는 과정에서 (베타테스트에 참여한) 직원들의 피드백을 받게 됐다"며 "보이스피싱 가해자들이 인사부터 (피해자를) 기망할 수 있는 순간까지를 150음절로 잡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승태 브이피(VP) 후후플랫폼기획팀 과장이 후후 통화녹음 앱을 통한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를 선보이는 모습. [ⓒ KT]


후후 통화녹음 앱을 통한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에 대한 차별성은 기기 자체에서 AI를 통해 운영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더불어 국과수를 통해 개인정보를 가명화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부분 외에도, KT가 통신 3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유일하게 받았다는 점이다.

금융 사기와 관련한 통화 시 문맥을 탐지하는 기존 보이스피싱 AI 에이전트 기술을 넘어 가해자 목소리 특징정보인 성문을 비교하고 목소리 유사도를 분석해 위험을 알려주는 기능은 실증특례를 받은 KT가 유일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영 KT AX혁신지원본부 고객인식개선팀 팀장은 "범죄자의 성문 정보와 목소리 유사도를 AI가 탐지해 고객을 이중으로 보호할 수 있다"며 "성문 정보의 경우, 말 그대로 목소리의 지문이며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 기준을 따라야 하므로 ICT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했고 승인이 났기에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과수와 함께 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받은 KT는 VP와 이번에 상용화한 기술에 화자의 성문을 기반으로 한 AI 탐지 기능과 더불어 딥보이스로 복제된 목소리를 찾아내는 기술까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적용 시점은 올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AI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를 통한 일련의 신고 과정. [ⓒ KT]


KT는 관련 서비스 상용화 및 고도화에 발 맞춰 ESG 관점에서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수영 팀장은 "실제로 해당 서비스를 고객들께 많이 알리기 위해 사내 ESG추진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함께할 계획"이라며 "어르신들을 위해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에서 개통할 시 관련 서비스가 포함된 후후 통화녹음 앱을 직접 깔아드린다거나 젊은 학생 및 청년들을 대상으로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관련 서비스 구현을 요청한 해외 통신사업자와 논의를 거치는 등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김수영 팀장은 "현재 유럽 통신사에서 요청이 와 협의를 진행중인데 우리나라처럼 금감원 DB 같이 AI가 학습할 현지 데이터와 국가에 맞는 외국어 등의 변수가 있다"며 "관련 기술을 다음달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현장에서도 선보이는 데 해당 통신사 대표가 직접 방문하기로 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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