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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ANC, IaaS 매각했지만...슈퍼앱 꿈은 ‘흔들’

티맥스그룹 사옥 [ⓒ 티맥스그룹]
티맥스그룹 사옥 [ⓒ 티맥스그룹]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티맥스ANC가 자회사 티맥스클라우드 서비스형인프라(IaaS) 사업부를 285억원에 매각하면서 회사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밀린 임금과 퇴직금 해결, 추가 투자 유치, 사업성 입증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특히 이번 매각한 IaaS 사업부가 그나마 수익성을 인정받던 핵심 사업부였다는 점에서, 남은 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티맥스ANC는 클라우드·인공지능(AI)·노코드 등 신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로, 박대연 회장 야심작인 ‘슈퍼앱’ 개발이 핵심 사업이다. 그러나 슈퍼앱은 5년 가까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실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이번에 매각된 티맥스클라우드 IaaS 사업부는 가상화 솔루션을 제공하며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던 거의 유일한 사업 부문이었다.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15개에 달하던 티맥스ANC는 현재 산하에 ▲티맥스클라우드 ▲티맥스가이아 ▲티맥스코어AI ▲티맥스메타AI 등 4개사만 운영하고 있다. 각 그룹사 밑으로 1~3개 CIC(Company in Company)를 두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티맥스클라우드는 사업본부와 함께 클라우드 플랫폼 CIC만 남게 됐다.

IaaS 사업부 매각으로 확보한 285억원으로는 회사가 당면한 재무적 과제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 38억원, 영업손실 535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퇴직자들의 퇴직금과 기존 임직원들의 체불 임금, 협력업체 미지급금 등을 모두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티맥스ANC는 지속적인 투자 유치에 집중하면서도 자금 확보를 위해 자회사 추가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박대연 회장이 구상했던 슈퍼앱 중심 사업 전략이 더욱 후순위로 밀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회사는 AI와 노코드,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매각한 IaaS 사업부를 인수한 아이에이클라우드와도 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티맥스ANC 측은 “슈퍼앱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티맥스가이아를 필두로 어렵지만 지속적인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슈퍼앱데이 2024' 키노트 연설에 나선 티맥스그룹 박대연 회장 [ⓒ 티맥스그룹]
'슈퍼앱데이 2024' 키노트 연설에 나선 티맥스그룹 박대연 회장 [ⓒ 티맥스그룹]

그러나 실질적으로 박대연 회장 체제의 티맥스 시대가 저물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IaaS를 매각한 티맥스ANC는 AI나 PaaS 영역에서도 사업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인력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단기간 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9월 1200여명이던 티맥스ANC 직원 수는 임금 체불로 인한 권고사직과 조직 효율화를 거치며 현재 250명 수준으로 줄었다. AI·클라우드 시장은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글로벌 기업들부터 강한 추진력을 가진 신생 스타트업까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ANC가 성과를 내기 위해선 남은 직원들 사기 진작도 중요한 과제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임금 체불 사태를 겪으며 조직 분위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회사가 제시한 사업 재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티맥스ANC는 3월 중 현재 인력 규모에 맞는 새 사무실을 마련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러 상황에서 ‘티맥스’ 브랜드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PE가 인수한 티맥스데이터와 박대연 회장이 이끄는 티맥스ANC는 이제 사실상 별개 회사가 됐다. 티맥스ANC 슈퍼앱 개발에 티맥스데이터 자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일반적으로 기업 분할 시 상표권 사용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곤 한다.

특히 티맥스는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2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브랜드다. 다만 최근 6개월간 이어진 임금체불 사태 등으로 브랜드 가치가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와 관련해 티맥스ANC 측은 “티맥스 브랜드는 그래도 큰 무형의 자산이라 (라이선스 문제는) 양사간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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