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줄곧 회사를 이끌어온 윤호영 대표가 또다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인 실적 면에선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상장 이후 고점 대비 70%이상 폭락하며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부진한 주가는 윤 대표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호영 대표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2023년 선임 과정을 비춰보면, 현재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내달부터는 본격적인 후보 추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표가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무려 '5연임'을 달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017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이용우 전 대표와 공동 수장으로 지내왔으며, 이후엔 단독 대표로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 대표의 연임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이후 현재까지 표면적인 실적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앞서 2023년에도 3549억원의 연간 순익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경쟁사와 비교해서도 월등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각각 1224억원, 345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시기에 출범했음에도, 이 둘의 순익 격차는 무려 3배에 달했다.
카카오뱅크는 해외에서도 빠르게 성장중이다.
카카오뱅크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전략적 지분 투자로 론칭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런칭 이후 100만 고객 달성 기간이 2개월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디지털은행들이 100만고객 달성까지 6개월~12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슈퍼뱅크의 이 같은 성과는 괄목할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고점 대비 70%이상 하락한 주가, 밸류업 발표에도 여전히 지지부진… '혁신성'에 드는 의문
반면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며 여전히 드라마틱한 반등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윤 대표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증시에 입성하며 한 때 9만원을 상회하는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고점 대비 70% 넘게 빠진 주가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 2만950억원으로 공모가 3만9000원보다도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1월26일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까지 발표하고 나섰음에도 주가가 여전히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이에 밸류업 계획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와는 별개로, 일각에선 플랫폼 기업으로서 카카오뱅크가 기대치에 부합하는 혁신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부진한 주가 흐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본질적인 경쟁력인 '혁신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 때문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그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손쉬운 이자장사'라고 여겨지기도 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영향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비판적인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주담대는 확실한 담보물을 전제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웬만해선 손해를 보기 힘든 구조인데, '혁신의 메기' 역할을 기대했던 인터넷전문행들의 이 같은 수익 행보는 본연의 역할과 거리가 멀어 아쉽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주담대 잔액이 24조7000억원으로 경쟁사인 케이뱅크 대비 무려 3배 이상 많았다.
혁신성 제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부진한 주가흐름을 뚫고 과연 윤 대표가 5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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