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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작년 4Q 영업이익 '어닝쇼크'…"경쟁심화, 비용 증가"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8일 국내 전자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정실적 발표에 앞서 증권사들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눈높이를 이미 낮췄음에도 불구, 양사 영업이익은 기대보다 크게 하회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삼성전자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물량 공세와 메모리 가격 하락 영향으로 낮은 실적을, LG전자는 물류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기대 대비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 삼성, 뼈아픈 메모리 한파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75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0.6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30.5%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매출 77조6289억원, 영업이익 8조2105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러나 잠정실적 공개가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은 영업이익 기대치를 하향 조정해 7조5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조정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에 이은 어닝쇼크를 달성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범용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해 실적이 악화한데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공급이 지연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24년 4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상황에서 확정 실적 발표일까지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선을 완화하겠다며, 별도의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삼성은 "메모리 사업은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면서도 "연구개발비 증가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PC와 모바일 등 제품 수요 악화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고, 메모리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용 제품 수요 약세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비메모리 사업에 대해서는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 부진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연구 개발비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전통적으로 4분기가 삼성전자의 모바일 비수기인 점을 강조했다. 삼성 측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효과 감소와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상반기까지는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DS투자증권은 "작년 3분기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반영되었던 만큼 4분기 이익 측면의 개선을 기대했으나, 수요 양극화가 지속되며 어려운 업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DS 부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4분기 DRAM 비트그로스는 전분기 대비 -7% 감소하고 ASP는 1%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NAND는 비트그로스 -4%와 ASP -7% 감소를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작년 연간 매출 300조800억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5.89%, 398.17% 증가한 것이다. 매출 기준, 역대 최고치를 썼던 2022년(302조23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다.

◆ 해상 운임 급등…LG, "일회성 비용 발생"

LG전자는 같은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기록한 잠정실적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3.3% 감소했다.

매출은 시장 불확실성 증가 및 IT·전자 수요 부진 지속에도 이전과 유사한 흐름을 유지하며 상승 동력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 추산 컨센서스 3970억원을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글로벌 해상운임과 사업 환경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차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성하며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3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2505.17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가량 상승했다.

LG전자 실적에 대해 "연간 전사 경영실적으로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질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87조7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하며 2년 만에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3조4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회사는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이 2년 연속 매출 3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공지능(AI) 가전 및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객 수요 변화에 맞춰 구독, 소비자직접거래(D2C) 방식으로 사업 방식을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고, 기업간거래(B2B)인 냉난방공조(HVAC)·빌트인·부품솔루션 등 성장이 꾸준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B2B 사업 중 가장 큰 HVAC 사업은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해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TV사업은 전반적인 수요회복 지연이 이어지고 있으나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 수요는 점진 회복세에 있는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webOS 광고/콘텐츠 사업으로 TV와 스마트 모니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IT, ID 등 스크린 제품 기반 사업을 MS(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사업본부에서 통합 운영해 하드웨어 및 플랫폼 사업에 본격 시너지를 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의 경우 전기차 일시적 수요 둔화(Chasm) 영향을 받았으나 2년 연속 매출 10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력인 차량 인포테인먼트에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해 성장을 잇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올해 소프트웨어기반차량(SDV) 전환에 주력해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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