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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스템반도체 반전 열쇠는 엑시노스…수율이 관건 [소부장반차장]

엑시노스 시리즈.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 2500'이 내년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의 실적 반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MX사업부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 플립7 탑재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얼마나 빠르게 수율을 높여 납기 대응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꼽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Z 플립7과 보급형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팬에디션(FE)'에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될 전망이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 시스템LSI사업부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삼성 파운드리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2세대(SF3) 공정에서 제조된다.

올해 초만 해도 엑시노스 2500은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돼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작인 엑시노스 2400이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 복귀에 성공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고, 이를 토대로 공정 수준까지 높이면서 한층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에서였다. 하지만 최신 공정인 SF3의 수율 난항과 엑시노스 자체의 설계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갤럭시S25 탑재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그러던 올해 하반기 시스템LSI사업부가 엑시노스 2500에 대한 개선을 추진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는 진입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율 이슈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설계 측면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엑시노스의 부활 여부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내년, 내후년 발전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당장 내년 탑재량을 늘리기는 어렵지만, 이를 토대로 한 설계·제조 역량이 쌓이면서 차기작부터는 늘어나는 칩 구매 비용 절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엑시노스는 퀄컴 AP 매입액을 줄이기 위한 가격 교섭, 원가 절감 등의 역할을 해온 바 있다.

특히 혹독한 인사 쇄신이 예고됐던 연말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유임된 것 역시 엑시노스 개발의 연속성이란 측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는 주력인 이미지센서 등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IT 업황 둔화에 따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판매 저조와 엑시노스 흥행 실패로 인해 분기 적자 혹은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해왔다. 이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LG반도체·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DB하이텍에서 시스템반도체 개발을 맡아 온 박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운드리 입장에서도 엑시노스 2500의 반등은 향후 3나노 이하 공정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사업부는 경쟁사 TSMC의 첨단 공정을 대상으로 한 중국 고객사 이탈 등에 따라 4·5나노, 7나노, 12나노 등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TSMC가 미중 갈등에 따라 첨단 공정 내 중국 AI반도체 제조 비중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3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엑시노스의 수율 안정화 지연 등에 따라 추가적인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SF3 공정을 포함한 차기 GAA 공정에서 기반을 마련하려면 엑시노스 2500의 수율 안정화가 필수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측 예상이다. 엑시노스 외 대규모 납품 이력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자체 칩 성공을 통해 이력을 쌓아 신뢰성을 회복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간 엑시노스 수율 이슈의 원인에 대한 견해 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직개편과 인사 단행으로 조직이 단순화·효율화된 데다, 위기감 극복을 위한 공동 과제로 여겨지고 있어 이전보다 훨씬 개선된 팀워크가 발휘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숙원 과제는 엑시노스 2500의 낮은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 시킬 수 있느냐다. 현재 엑시노스 2500의 수율은 과거 대비 일정 부분 상승한 상황이지만, 개선 이후에도 아직 납기를 위한 안정적 수율까지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납기 전까지 5~6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가오는 1분기가 갤럭시Z 플립7 탑재를 위한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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