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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황동혁 감독 "오징어게임2, '재밌다'는 소리 듣게 만들었다"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설치된 '영희' 대형 동상. [ⓒ 디지털데일리]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설치된 '영희' 대형 동상.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가 오는 26일 공개되는 가운데, 연출자이자 각본을 쓴 황동혁 감독은 시즌1 흥행에 대한 부담감 대신 오로지 '재미'만을 생각하고 제작에 임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재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맞닿아 있는 시대상을 표현한 만큼 그 안에서 생각할 거리를 남겨뒀다며 제작 당시를 회상했다.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황 감독은 "다른 얘기는 못 들어도 이게 재미없으면 뭐가 재밌냐는 소리를 꼭 듣고 싶다는 마음으로 재밌는 스토리를 쓰려 노력했다"며 "그 다음에 뭔가 생각해 볼 거리가 나오고 같이 본 사람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위하준, 박성훈, 이진욱, 강애심, 양동근, 조유리, 이서환 등 출연진들은 오징어게임 시즌2에 대한 기대감과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공개했다. 다음은 황동혁 감독 및 오징어게임 시즌2 출연진과의 일문일답.

Q. 오징어게임 시즌1이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 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번 시즌2에서도 글로벌 관객 유입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나.

A. 황동혁 감독: 같은 질문을 엄청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마다 여러가지 이유를 답했지만 막상 마음속으론 여전히 '이게 왜 이렇게 (잘)됐지?'라고 혼자 되묻곤 한다. 생각해보면 일단 재밌었던 것 같다. 모든 걸 제쳐 놓고 이 캐릭터들이 말도 안 되는 게임을 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가 굉장히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최고의 이유일 것이라 느낀다.

그 다음에 이 작품이 단지 재미에서 끝난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접점이 있었기 때문이라 본다. 단순 킬링타임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뭔가 할 얘기를 조금이라도 남겨줬기 때문에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

시즌2를 하면서 다른 모든 얘기는 못 들어도 이게 재미없으면 뭐가 재밌냐는 소리를 꼭 듣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다. 세대와 국가, 인종과 언어, 문화를 넘어 어떤 콘텐츠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Q. 주연 배우들 외에는 자기 분량밖에 못 볼 정도로 비밀이 철저히 유지된 대본으로 안다. 이정재·이병헌 두 주연 배우는 오징어게임 시즌2가 공개되면 세계적으로 어떤 반향이 올 것 같은 지.

A. 이정재: 시즌2이다보니 저도 더 새롭고 풍성한 것을 기대하고 시청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찍다 보니 시즌1에서 독특하고 좋다고 생각이 들었던 요소들을 시즌2에서도 잘 하는 것이 더 먼저라는 생각을 했다. 뭔가를 더 새롭게 하는 것들이 오히려 욕심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시즌1 당시 있던 좋은 요소와 감정들을 최대한 더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아마도 전 세계 관객 시청자 여러분들도 분명히 시즌1 때 느낀 그 재미요소를 시즌2에서 또 느끼시고 싶어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시즌1 때 재밌게 느꼈던 게임 요소들이 시즌2에서도 충분히 담겨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A. 이병헌: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은 어느 나라 사람이든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정서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시즌1이 화제가 됐던 것은 이야기의 전개가 상상을 초월하고 예상 불가능한 상황들이 연속되기 때문에 그런 충격적인 것들이 자극이 됐을 것이다. 분명 시즌2는 게임을 통해서 어떤 결과가 벌어질 것을 알기 때문에 어쩌면 그 충격은 덜 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진 보편적인 정서를 다양한 인물과 스토리로 풀어가는 것이 전체를 이끄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오징어게임 시즌1은 창작의 영역이어서 감독이 치아가 6~7개 빠질 정도로 고민했다고 들었다. 시즌2는 확장의 영역인 데 어디에 중점을 뒀고, 현재 치아는 어떤 상태인 지 묻고 싶다.

A. 황동혁 감독: 시즌1을 통해 이미 알고 계신 인물과 게임, 배경들을 조금씩 변형해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주려고 노력했다. 그것은 이제 성기훈(이정재 분)이라는 캐릭터는 물론 포스트맨(이병헌 분), 게임에서도 드러날 것이다.

이건 예상 가능할 것 같은데 하는 그 순간에 다른 것이 나오기도 하는 등 트위스트 같은 반전이 있기도 하다.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길로 가나 하는 순간에 다시 시즌1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나오기도 한다. 보는 분들의 예상을 깨는 그런 반전을 만들어내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아마 시즌2를 보고 나시면 제일 큰 전 세계 팬들의 반응이 '시즌 3가 빨리 나와야 한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제 치아는 좋지 않다. 그때(시즌1 제작 당시) 충분히 뺐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치통이 생겨서 뽑아야 할 것 같다. 조만간 치과에 한 번 가면 이를 2개 정도는 더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되지 않을까.

Q. 시즌2에 대한 흥행 부담이 굉장히 클 것 같은데 연출과 배우 입장에서 가장 고민이 됐던 부분은.

A. 이정재: 그런 부담은 항상 있는데 특히 오징어게임은 부담이 상당하다. 그런데 저보다 감독님이 더 클 것 같은 게 시나리오 작업도 하셔야 되고 많은 배우들과 대화도 해야 한다. 또한 스태프, 연출 등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셔야 되니까 훨씬 더 부담감이 더 크셨을 것 같다. 현장에서도 시즌3까지 동시에 촬영하다 보니 굉장히 많은 분량을 찍었어야 되기 때문에 체력·정신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부담을 뛰어넘는 고충이지 않았을까 싶다.

저 역시 감독님의 고충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현장에서 최대한 하고자 하는 방향과 감정선을 최대한 따라가면서 연기하려 했다. 그런 방식으로 하다 보니 촬영할 땐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졌었다.

A. 황동혁 : 부담 많이 된다. 시즌2 하겠다고 각본을 쓸 때부터 쭉 부담을 가져왔던 터라 요즘은 그 부담이 돌덩이처럼 굳어졌다. 고민을 많이 한 지점은 결국 시즌1이 사랑받았던 큰 이유가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해서 전작보다 더 많아진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어떻게 잘 살려내느냐에 중점을 뒀다. 어떻게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보고 감정이입해 미워하거나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느냐를 정해진 분량 안에서 살리는 부분이다. 만약 한 명 한 명의 캐릭터가 잘 보인다면 시즌2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오징어게임 시즌1에선 '깐부'같은 한국적인 정서가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시즌2에 그런 요소가 있나.

A. 황동혁 감독: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오징어게임 시리즈에서) 제가 만드는 게임이 거의 다 어릴 때 골목에서 하고 놀았던 놀이들에 기반한 것이다. 동시에 이렇게 우리가 옛날에 놀았던 게임들이 이런 식으로 바뀔 수 있구나라는 부분도 느끼실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베이스는 제가 겪었던 1970년에서 1980년대에 있던 한국적인 얘기와 감성, 놀이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라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 본다.

Q. 강하늘 배우를 비롯해 시즌2에 캐스팅된 배우들에게 묻겠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는 지 궁금하고 배우 간 호흡은 좋았나.

A. 강하늘: 갑자기 얘기 듣고 '나한테 왜?' 이런 느낌이 들었다. 미팅할 때 물어보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살짝 얘기해주신 그 스토리가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질문도 못 해보고 약간 홀려서 나와버렸다. 그래서 촬영하면서 부담이 많을 줄 알았는데 성훈이 형 그리고 연기자분과 놀다 보니 재밌게 촬영을 했던 것 같다.

A. 이진욱: 저도 (강하늘과) 비슷한 마음이었다. 이런 재밌는 프로젝트에 함께한다는 것이 셀러서 무조건 오케이했다.

A. 강애심: 처음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실제로 촬영하기 전에 팔을 심하게 다쳐서 못 찍는 거 아니야 했는데 다행히 촬영을 완료했다. 제가 오징어게임 시즌2의 마를 액땜해서 쫓아냈다.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한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출연진들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한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출연진들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Q. 예고편에서 등장한 '현주(박성훈 분)'라는 성소수자 캐릭터가 파격적으로 느껴진다. 특이한 점이 이 서바이벌 게임에서 성소수자 캐릭터가 어떤 연대의 기능을 하는 것 같은데, 게임 참가자로 설정한 계기가 궁금하다.

A. 황동혁: 쉽게 얘기하면 시즌1에도 마이너리티에 속한 참가자들이 많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알리'라는 외국인 노동자 캐릭터가 있었는 데 한국에서 가장 소외받는 계층에 속한다. 시즌2에도 그런 마이너리티 참가자를 한 두명 정도 등장시키고 싶었다. 시즌1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다뤘으니 이번엔 성소수자 문제를 관련 캐릭터로 넣어보면 어떨까라는 마음에 현주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론 현주가 시즌2에 등장하는 인물 중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인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시즌1에서 알리가 그랬듯 아비규환의 게임 세상 안에서 뭔가를 지켜가면서도 가장 핍박받고 소외받는 인물이 될 것 같다.

Q.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에 시즌2가 공개될 예정인 데 지금 한국이 굉장한 정치적 격변기다. 힘들게 고생한 콘텐츠 공개를 앞두고 여러 가지 생각이나 고민도 있을 것 같은데.

A. 황동혁: 이런 시국에 오징어게임 시즌2를 공개하게 돼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다 그랬겠지만 저도 계엄 발표를 믿을 수 없었고 그 상황을 새벽까지 잠도 안 자고 TV로 지켜봤다. 그리고 어제 벌어진 탄핵 투표(표결)도 생중계로 계속 지켜봤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로 온 국민이 잠을 자지 못하고 거리로 나가야 하고 불안과 공포, 우울감을 가지고 연말을 보내야 된다는 것이 한 국민의 입장으로 너무 불행하고 화가 난다. 어떤 식으로든 빨리 그것이 탄핵이 됐든 자진 하야가 됐든 책임을 질 분이 책임을 지셔서 연말에 행복하고 서로에게 도움·축복이 되는 그런 연말을 국민에게 돌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속히 이 사태가 해결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바라고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2가 이런 시국에 공개되는 것도 어쩌면 운명일 지 모른다. 아마 보시고 나면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도 안 되는 분열과 격변들을 게임 세상과 현실로 연결시켜볼 수 있다. 오징어게임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동떨어지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A. 이정재: 사실 시즌1 때 '이제 시즌2가 나옵니까'라고 촬영하면서 항상 물어봤었는데 '시즌2는 절대 없다'더니 이렇게 3년 만에 여러분들과 인사를 나누게 됐다(웃음). 기대와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

A. 이병헌: 시즌2에선 시즌1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얘기를 여러 캐릭터를 통해 많이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프론트맨의 생각과 그의 사연도 볼 수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

A. 황동혁 감독: 이런 엄중한 시국에 저희가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 발표를 하게 됐다. 마음이 여러 가지로 복잡하지만 저희 작품이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어떤 의미로든 도움과 위로가 되고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개까지 끝까지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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