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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우려" 금융권, 계엄령 사태에 비상체제 '진땀'…인뱅은 서비스 중단도(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저녁 서울역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저녁 서울역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금융권이 '계엄령 사태'에 진땀을 쏙 뺐다.

금융시장 변동 속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과 각 금융지주사들은 물론 2금융권도 너나 할 것 없이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비상체제 가동에 전력을 다하고 나섰다.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은 외화 거래 폭증으로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밤사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해제한 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금융시장 상황 점검에 나섰다.

KB금융은 이날 오전 8시 양종희 회장 주재로 임원회의를 개최하고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응방안을 검토했다. ▲고객 자산 리스크 관리 강화 ▲대고객 소통 확대 ▲금융거래 분석을 통한 유동성 리스크 대응 ▲주요 앱 점검 등 IT·보안 관련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이날 회의를 열고 "내부통제 강화와 시장상항 위기 관리 역량에 집중해 달라"며 "외화 유동성을 점검하고 시장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이날 오전 7시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금융시장 변동성 리스크를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긴급회의에서 "업무점검과 고객응대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IT 등 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헛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2금융권도 뱅크런 우려 속 냉가슴을 쓸어내렸다.

새마을금고, 신협,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등 비상계엄령 사태 관련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전날 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금융시장이 변동성이 커지자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관련 부서 직원들이 즉시 출근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7월 뱅크런 사태를 경험했던 만큼 관련 경계수위를 더욱 격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협중앙회도 이날 아침 중앙회 간부회의를 개최했다. 유동성 및 외화 관련 동향을 주시하라는 내부 지침에 따라 자금 이동 상황 등을 모니터링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이날 새벽 임원 비상회의를 열고 주식시장과 저축은행 수신 동향 등을 예의주시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서민소상공인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혹시 모를 금융사고 예방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당부했다.

2금융권은 대부분 자금 동향에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돌발 상황에 대비해 추후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예정된 일정을 미루고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날 예정 돼 있던 일정들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던 '원스톱 청년금융 컨설팅센터 현장방문'과 오후 일정인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우수사례 발표대회'를 취소했다. 이 원장 역시 이날 오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미뤘다.

외부 일정을 취소한 금융당국 수장들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금융상황 점건회의를 개최했다. 금융위는 김 위원장 주재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회의를 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확대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키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매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징후 탐지시 관계기간과 동조해 필요한 모든 안전 조치에 나선다.

앞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여파로 F4(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한국은행 총재·금융감독원장) 회의가 소집되기도 했다. 해당 회의에선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정상화될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임시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동성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RP매매 대상증권과 대상 기관도 각각 확대키로 했다. RP매매 대상증권에는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이 해당된다. RP 대상기관은 국내 은행 및 외은 지점 전체로 늘린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일부 앱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토스뱅크의 환전 서비스는 전날 오후 11시 이후 이용자 폭증으로 잠정 중단됐다가 다음날 오전 9시10분쯤 정상화됐다.

토스뱅크의 '외한 사고팔기' 서비스는 "이용폭증으로 인해 서비스가 한시적으로 중단되오니 양해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팝업창으로 한동안 나왔었다.

토스뱅크 홈페이지에서는 "단기간 외화 거래의 폭증으로 인하여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이 어려운 바, 아래와 같이 한시적으로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통한 외화 환전 거래가 중지될 예정"이라며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통해 환전이 발생하는 모든 외화 입출금 거래의 별도 서비스 정상화 안내 전까지 거래 중지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카카오뱅크 역시 이날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해외계좌 송금 보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전날 일시적으로 앱의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SNS상에서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의 제휴은행인데,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락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 앱에선 접속 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다만 업비트가 전날 1시간 정도 로그인이 안됐었는데, 이러한 부분들이 거래 고객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40원을 돌파하며 2년만에 최고치를 찍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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