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동통신3사 CEO(최고경영자)와 만났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통신 시장 주요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특히, 정부는 이날 통신3사와 LTE·5G 통합요금제를 출시하기로 이야기했다. 앞선 국감에서 LTE·5G 요금 역전현상이 문제로 지적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아울러 알뜰폰을 중심으로 한 통신 종합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 과기정통부 장관-통신3사 CEO 회담, 주요 안건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3사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이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선 ▲국민의 통신비 부담 완화 ▲통신시장 경쟁 촉진 ▲불법 스팸 등 통신을 매개로 한 각종 불법행위의 근절 ▲중소상공인 지원 및 AI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등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비공개 회의 전환에 앞서 유 장관은 "고품질의 서비스를 합리적인 요금으로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시장 생태계를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나아가 통신3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함께 통신업계를 대표하는 대기업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앞장섬으로써 기업 규모에 맞는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쪼록 오늘 간담회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통신업계가 이제는 국민 만족도 측면에서도 최고의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내년 1분기 LTE·5G 통합요금제 출시…연내 알뜰폰 활성화 방안 발표
먼저, 통신3사는 정부 요청으로 LTE·5G 통합요금제를 출시를 검토한다. LTE·5G요금 역전현상이 문제로 지적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지난 국감에선 “정부와 통신사들이 5G요금제 조정에만 몰두하다보니 LTE요금제가 더 비싸졌다”고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당장 KT가 내년 1분기 5G·LTE 간 구분을 없앤 통합요금제를 출시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전산시스템이 갖춰지는 대로 통합요금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LTE·5G 개별요금제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한편, 가입자 혼란을 막고자 유예기간을 둔다는 방침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요금제를 유지하고 싶은 기존 가입자분들도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신규 판매(가입)를 중단하는 의미로, 요금제 개편으로 소비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알뜰폰 활성화 방안도 곧 발표한다. 당초 이날 회담에선 망 도매대가 협상에 대한 이야기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유되지 않았다. 정부는 연내 발표할 알뜰폰 활성화 방안과 함께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류 실장은 “알뜰폰과 관련해선 알뜰폰 사업자가 실질적인 경쟁 주체로 성장하고, 이통 자회사 중심의 시장 구조 개선하는데 통신3사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라며 “알뜰폰이 국민에게 제공하는 순기능 확대를 통해 도매대가 인하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 기본요금을 할인받는 선택약정 할인제도 미가입자가 많은 상황과 관련해 통신3사 모두 소비자가 원하는데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 방안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 "소관법 싸움, 관계부처와 충분희 협의할 것"
이외에도 사업자들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과 관련 부처 간 소관법 싸움에 따른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각 사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 담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보내고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이통3사가 2015년부터 지난 10여년간 판매장려금을 통해 번호이동 시장에서 담합했다고 본 것이다. 최근에는 총 3조4000억원~5조5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조치를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는 이같은 공정위 판단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소관법인 단통법에 따라 적절한 판매장려금을 지급해왔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통신사에 입장을 대변해줄 방통위는 상임위원 인선 문제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류 실장은 “사업자분들이 관련 현안을 장관님께 설명을 드렸다. 이 사안에 대한 앞으로의 불확실성 등의 문제가 통신업계 경영에 미치는 영향들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라며 “과기정통부가 통신사의 애로사항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살펴봐달라는 의견을 세 분 다 말씀하셨다. 장관님께선 이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 불법스팸 근절 위해 3사 협력 약속…기술적 부분 정부 지원
불법 스팸 근절 문제에 대해서는 통신3사가 서로 상호 협력해 국민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 시키는데 노력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통신3사는 당장 키즈폰에서 미사용 번호를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기존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전화나 문자를 통해 아이들이 유해 콘텐츠에 유출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이미 키즈폰에 미사용 번호를 배정해왔다.
또 불법 스팸 근절 문제의 경우 통신3사 뿐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 문자 중개 사업자, 판매사까지 전 불법 스팸 이뤄지는 전 단계 있어서 치밀한 대책과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인지하고 정부가 이부분에 대해 적극 돕기로 했다.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해선 사업자를 대신해 주무부처 간 논의도 진행한다.
류 실장은 “불법 스팸 대책은 많은 논의가 있었는 데 통신사가 할 수 있는 부분과 해결하지 못하는 기술적인 부분이 있다”라며 “장관님의 경우 불법 스팸 대책 주무부처인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할 수 있는 기술적 대책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실무적으로도 조만간 방통위와 마무리 작업을 해서 최종 이용자까지 단계마다 할 수 있는 강도 있는 정책들을 내놓기 위해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 AI 전력공급·수도권 규제 문제 언급…관련 구체적 논의는 실종
다만, 이번 자리는 회담으로 포장된, 통신사의 국정감사 과제 이행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를 대변하는 주무부처임에도 불구, 회담 이후 이어진 브리핑 자리에서 통신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애로사항 보단 통신사의 가계통신비 절감 노력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차원에서 ▲전력공급 문제와 ▲수도권 규제 문제가 거론된 가운데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는 답으로 일관됐다. 이에 정부가 향후 사업자의 의견을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거이다.
류 실장은 “전반적인AI투자 또 인프라 확장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 정부의 세제 지원 등이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언급이 있었다”라며 “물론 5G 품질 문제와 관련한 개선 및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말씀들을 하셨다. AI가 시급한 투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네트워크 투자의 방향을 어떤 식으로 조화시켜 나갈 것인 지에 대한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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