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기한림원) 집행부의 도덕적 해이 및 비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징계 처분 및 가해자·피해자 분리 출근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기한림원 원장 및 부원장의 비리와 관련해 대한 사안이 거론됐다.
이 의원은 "과기한림원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서 출근 시키고 관련 인물도 직무정지 통보를 내렸다고 했는데 의원실에서 확인해보니 다 거짓말이었다"며 "확인해보니 직무정지 통보도 없었고 분리 출근도 없었다고 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확인해 보셨나"라고 질의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이 "저는 분리를 지시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그러니까 과기정통부에 거짓 보고를 하고 저희 의원실에도 거짓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과기한림원 집행부의 비리에 따른 내부 조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유욱준 과기한림원장은 2022년 취임 이후 업무 시간 외 관용 차량을 수십 차례 이용하는 한편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창희 총괄부원장의 경우 직원들에게 성희롱·폭언했다는 정황이 제기된 바 있다.
과기한림원은 1994년 설립된 과학기술 분야 최고 석학 단체로 전체 예산 중 약 80%를 정부 지원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과기한림원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과기한림원 심포지엄'에 다녀오면서 일부 임원들이 출장 기간을 부풀려 골프·관광을 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기강 해이 문제가 제기되는가 하면 원장·부원장과 관련된 의혹까지 불거졌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 후 과기한림원은 지난 4일 자로 부원장에게 직무집행정지 통보를 내리는 한편 피해자와 분리 조치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 의원이 확인한 결과 해당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와 부원장의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과기한림원 부원장은 10월 4일 직무집행정지 됐는데 11일에도 대외협력위원회에 참석하는 등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며 "원장 및 부원장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인데 (임기만료 시기까지) 대충 뭉개고 가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부원장에게 업무 참여 금지와 방문 자제를 재통보했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조속히 감사를 마무리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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