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경찰이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하며 폐쇄 요청한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올해 들어 시정요구를 한 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이정헌 의원실이 방심위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갤러리에 대한 방심위 심의는 올 들어 8월까지 3건에 불과했고 시정요구와 자율규제 강화 권고는 0건, 해당 없음은 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우울증 갤러리 관련 심의 건수 12건, 시정요구(해당 정보의 삭제) 7건, 해당 없음 4건, 그 밖의 필요한 결정 (자율규제 강화 권고) 1건을 의결한 것과 대비된다.
방심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28일 우울증갤러리에 대한 자율규제 실적 자료 제출 이후 심의 완료된 건은 없다"며 "인천남동경찰서의 우울증 갤러리의 폐쇄 요청에 대해 제68차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상정하고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기로 지난달 23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유혹에 쉽게 빠지기 쉬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성범죄 등의 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며 우울증갤러리의 폐쇄 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들이 검열을 피할 수 있는 이른 바 '대피소' 개념의 커뮤니티를 다양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만들고 있으며, 이곳에서 조건만남과 불법행위 등 은밀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우울증갤러리 파생 텔레그램 방에서는 피해자 2차 가해, 성 착취물 공유 등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도 디시인사이드 측에 요구한 자율규제 실적자료를 점검한 결과 지난해 5월부터 매달 약 21만개 이상의 불법·유해 정보가 게시판에 유통되고 있었지만 게시물 삭제 외에는 별도의 미성년자 접근·열람 제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정헌 의원은 디시인사이드 측의 답변 등을 고려할 때 우울증 갤러리를 비롯한 온라인상의 불법·유해 정보를 정부 차원에서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방심위의 불법·유해 정보 심의, 시정 요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 내용도 음란 및 성매매·디지털 성범죄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자살과 범죄 모의 등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가 연이어 드러나며 범죄 위험성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방심위는 매년 같은 소수 인력으로 모니터링단을 운영할 게 아니라, 인력과 예산에서 확고한 조처를 하고 미비한 규정은 강화해야 한다"며 "정권 보호보다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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